국방장관 청문회 키워드도 '秋'…野 "여성이 민원전화했다"

[the300](종합)서욱 후보자 "국민께 심려끼쳐 송구"

최경민 기자 l 2020.09.16 17:41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서욱 국방장관 후보자가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09.16. photo@newsis.com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키워드도 '추미애'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씨의 휴가 관련 건을 둘러싼 여야 공방전이 지속됐다. 야권은 서씨의 휴가 연장 민원 전화를 했던 인물이 '여성'이었다고 주장했다.

16일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서 후보자에 대해 대체로 우호적인 분위기를 보였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군 기강 및 군비태세 확립 등과 같은 당부들이 이어졌다.

'도덕성 검증'의 경우 아예 비공개 진행하기로 여야가 협의했다. 군을 통솔하는 인물이 '난도질' 당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부적절하다는 점에 대해 여야 간 공감대가 형성됐다. 장관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주 검증 대상은 '정책'이 아닌 '추 장관 아들 건'과 관련한 서 후보자의 생각이었다. 서 후보자는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며 "행정적 문제가 있었다. 미흡한 부분들이 보였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절차상 문제는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4일 치료에 19일 병가'를 받은 추 장관 아들의 케이스가, '치료일만 병가로 처리하는' 군의 규정과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환자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지휘관 판단 영역의 룸(room)이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서 후보자가 군단장이었던 2017년 4월 '휴가규정 준수' 명령을 내렸던 점을 지적하며 "서 후보자가 군인답지 않고 위선적이다. 지휘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추 장관 아들 건을 놓고 대립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이 군 서버에 남아있던 민원전화 음성파일과 관련한 제보를 받았다고 밝히며 "서씨의 휴가 연장과 관련해 여성의 전화가 왔다. 신상 기록의 경우 추 장관의 남편(서성환 변호사)으로 기재돼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의 '법무부 장관 아들 휴가 관련 문건'에 따르면 추 장관 부부는 2017년 6월 아들의 병가 연장 방법을 문의하기 위해 국방부에 민원을 넣었다. 당시 통화 목소리는 '여성'이었는데, 기록된 이름은 남성인 서 변호사였다는 게 신 의원의 설명이다.

여당은 방어에 나섰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육군에서 전화로 휴가를 연장한 사례가 3000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서씨의 '전화 휴가 연장'이 딱히 이례적인 경우가 아니라는 의미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야당은 여기(청문회)를 추 장관 건의 선전장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며 "과거 군을 사유화하고 군에서 정치에 개입했던 세력들이 민간인을 사찰하고 공작을 하고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이제 그런 것이 안되니까 그런 세력들이 국회에 와서 공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의 군 출신인 한기호·신원식 의원이 이에 반발해 홍 의원의 해명을 요구했다. 홍 의원이 "한 의원과 신 의원 개인을 지목해서 쿠데타에 직접 참여했다는 의도로 한 것은 아니다. 유감 표명을 한다"고 해 논란은 일단락됐다.

한편 이날 서 후보자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가속화해 나가겠다"라며 "9·19 군사합의의 충실한 이행과 남북 교류와 협력을 적극 지원하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군사적으로 보장하겠다"고 설명했다.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에 2017년 미국과 북한 간 전쟁 위기가 있었다는 내용이 담긴 것과 관련해 "당시 전쟁 가능성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다만 '북한에 핵무기 80개 사용 가능한 작전계획'에 대해서는 "해석의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군은 북한군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최첨단 전력을 갖고 초전에 상대(북한)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