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장에 이름도 없는데" 윤창현의 호소, 박용진은?

[the300]

박종진 기자 l 2020.09.21 14:57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동료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0.9.16/뉴스1


"공소장 150페이지가 여기에 있는데 내 이름이 안 나온다"

과거 삼성물산 사외이사 경력 탓에 일부 여당의원들로부터 국회 정무위원회 사임을 요구받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서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불법행위 여부를 놓고 당사자들이 재판에 넘겨진 마당에 윤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감시하는 정무위에서 활동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반면 윤 의원은 검찰 조사 결과 혐의가 없어 기소되지도 않았는데 사외이사 경력만으로 배제되는 건 말이 안된다고 항변한다. 



윤창현 "범죄 저질렀으면 이 자리에 못 있어" 항변, 사외이사 했다고 배제?



윤 의원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윤 의원은 검찰의 공소장 서류 뭉치를 흔들어 보이며 "저도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피의자 전환도 안됐고 기소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저와 관련된 부분은 공소장 45쪽에 '(사내이사 등이) 출석한 사외이사 3명에게 합리적 판단을 위한 자료 제공을 하지 않고 허위의 설명자료를 제공하여…'라는 부분이 나오고 끝났다"며 "어떤 게 범죄냐. 만약 제가 범죄를 저질렀으면 공소장에 피고인으로 올라있고 이 자리에도 못 있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으면 이해충돌이고, 부정적 여지가 있으면 이해충돌이 없다고 하는 것은 이상하다"며 "사외이사직을 하면서 5년 전 합병 건에 찬성했다고 오너와 유착관계를 의심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제일모직 사외이사였던 친여권 인사와 사외이사보다 더 이해관계가 밀접한 금융회사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고 현재 정무위에 있는 다른 의원들의 사례도 언급했다. 사외이사를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문제 삼을 수 있는지는 실제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9.15/뉴스1




박용진 "신뢰성에 논란 우려, 피해줬으면"…정무위, '협치 상임위'답게 차분히 마무리



문제를 제기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의원 개인을 공격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교수로서 윤 의원의 학문적 성과와 우리나라 금융시장 발전에 노력한 점 등을 인정하면서도 정무위 활동은 피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의원은 "정무위에서 합병과정의 불법행위를 따져야 한다. 국정감사에서 관련 증인 신청도 돼 있다"며 "삼성물산 사외이사로 있었던 윤 의원의 신뢰성에 논란이 있을 수 있으니 역할을 회피해줬으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속 정당에서 조정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라며 "정무위가 신뢰받을 수 있는 의정활동을 하기 위해서 하는 말씀"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무위는 이해충돌 논란에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극한의 여야대립이 펼쳐졌던 제20대 국회에서도 여야 협치로 상당수의 쟁점 법안을 처리해냈던 상임위답게 고성과 막말은 없었다.

윤관석 정무위원장과 김병욱 민주당·성일종 국민의힘 간사의 중재로 박 의원과 윤 의원은 한차례의 신상발언을 제외하면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을 최대한 자제했다.

정무위는 이날 올해 국정감사 계획을 의결했다. 10월7일 국무조정실을 시작으로 8일 공정거래위원회, 12일 금융위원회, 13일 금융감독원, 15일 권익위·보훈처 등의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22일에는 비금융분야 종합감사, 23일에는 금융분야 종합감사를 끝으로 국정감사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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