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확보, "정부는 다 계획이 있구나" 자신감

[the300]코백스 통한 1000만명분 예산 700억~800억원 확보

최경민 기자 l 2020.09.22 17:28

"아들아,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외교부 관계자는 22일 정부서울청사별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COVID-19) 백신 수급 문제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영화 '기생충'의 명대사를 활용해 정부에 계획이 다 서있음을 강조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국민 약 60%(3000만명)가 접종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을 해외에서 수급하는 것을 1단계 대책으로 세웠다. 향후 백신 수급상황을 고려해 2단계 물량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단계의 20%(1000만명)분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확보한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2021년말까지 전 인구의 20%까지 백신을 균등하게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 연합체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컨트롤타워, 감염병혁신연합(CEPI)이 백신 개발,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 유통을 맡고 있다. 현재 한국, 일본, 영국, 유럽연합(EU) 등 85개국이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는 불참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약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1000만명분 마련을 위해 700억~800억원 정도의 선입금이 필요한 것으로 정부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해당 예산도 이미 마련한 상황이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백신 1도즈당 평균 단가를 우선 10.55달러로 책정했다. 실제 백신 개발 이후 이 가격이 변동하는 것에 따라 필요한 예산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참여 국가들에 우선 20%씩의 백신을 분배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남는 수량은 코백스 퍼실리티 비중을 20% 이상으로 잡은 국가들에 나눠준다. 다른 곳에서 백신을 구하기 어려운 개도국들이 주로 30~40%씩 비중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코백스 퍼실리티 외 나머지 40%(2000만명)분을 글로벌 제약회사와의 협상, 그리고 국내 백신 개발을 통해 수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최근 협력의향서를 체결한 게 여기에 해당한다.

정부는 글로벌 백신 개발 프로세스가 긍정적이라면 내년부터 코백스 퍼실리티 등을 통해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신 확보에 여유가 있을 경우 개도국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자유로운 교류를 위해서는 개도국 방역 역시 국내 방역 만큼 중요한 측면이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백신 확보와 접종 전략을 갖고 있다. 이렇게 정교하게 전략을 갖고 있는 국가가 많지 않다"라며 "전략에 따라 백신을 살 수 있는 경제적인 여력도 된다. 유명한 글로벌 제약 기업들과도 다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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