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과'에…與, 北 강력 규탄→해법 모색 실마리?

[the300](종합)

이원광 기자, 권혜민 기자 l 2020.09.25 18:25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를 “얼음장 밑에서도 강물이 흐른다”고 평가했다. 만행과 도발을 일삼는 북한의 태도가 변하지 않았지만 이례적으로 사건 경위를 우리에게 해명하는 북한의 모습에서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사과하면서 여당이 해법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북측이 해수부 공무원 A씨를 사살한 사건이 발생한 지 3일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청와대가 발표한 북측의 통지문을 보면서 새삼 다른 일이 그런 것처럼 변하는 것도 있고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고 실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가 말한 ‘변하지 않는 것’은 북한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를 총으로 사살한 사건이다. 이 대표는 “변하지 않는 냉혹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변화가 있다고 느끼는 것은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북 지도부가 미안한 마음을 나타내고 파악한 사건 경위는 이렇다, 미안하다고 한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도 대통령과 국민께 미안하다고 했고 재발방지를 위한 나름 대책을 소개했다. 이런 것들은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힘을 보탰다. 이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과거 (북측이) 몇 번 사례를 통해 유감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나 미안하다는 구체적인 표현을 두 번씩 하나의 전문 속에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 뜻이 담긴 통지문이 이날 오후 공개되면서 대북 강경 일변도의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같은날 오전에는 해당 사건을 ‘반인륜적’, ‘반문명적’, ‘야만적’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북한 당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인내하며 가능한 북한에 대해서는 직접 비난을 삼가온 여당으로서는 이례적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우리는 북한군에 의해 자행된 참담하고 끔찍한 반인륜적 만행 소식을 접했다”며 “어떤 이유든 북한의 반문명적이고 야만적 만행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물론 북측 사과에도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대책 마련을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홍정민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떤 이유로든 비무장 민간인을 사살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당국 간에 파악한)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에도 추가적 진상 규명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북측은 22일 밤 10시쯤 상부 지시로 A씨에게 사격을 가한 후 해상에서 불태웠다. 반면 북측은 25일 통지문을 통해 실종자를 사격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군에 따르면 북측은 22일 밤 10시쯤 A씨를 총으로 사살했다. 당시 A씨는 1명 정도가 탈 수 있는 부유물에 의지한 채 ‘기진맥진’ 상태로 북측과 대치했다고 군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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