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328잔 '커피 공화국'…쏟아지는 찌꺼기만 15만톤

[the300]

박종진 기자 l 2020.09.30 08:11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된 14일 서울시내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시민들이 매장을 이용하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9월27일까지 2단계로 완화하고, 28일부터 추석과 개천절 연휴간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고려해 10월11일까지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2020.9.14/뉴스1


일상 속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커피 전문점. 거기서 쏟아지는 커피 찌꺼기는 얼마나 될까.

폭증하는 커피 찌꺼기 처리 비용을 줄이고 이를 친환경 바이오원료 자원으로 재활용하자는 국회의 제안이 나왔다.

30일 국회 입법조사처의 '커피 찌꺼기 수거체계 확립을 통한 바이오에너지 연료자원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원두 등 커피 조제품의 전체 수입량은 2012년 11만5000톤에서 2019년 17만6000톤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 성인 1인이 마시는 커피소비량은 2012년 220잔에서 2019년 328잔으로 세계 평균 소비량 132잔의 약 2.5배 수준이다.

커피 소비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만 커피 찌꺼기 처리는 뾰족한 수가 없다. 규모가 작은 커피점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는 생활폐기물로, 대형 사업장에서는 사업장폐기물(1일 300㎏ 기준)로 분류된다.

일각에서 커피 찌꺼기를 재떨이나 화분 방향제 등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이 같은 활용은 폐기 기간을 잠시 연장할 뿐 근본적 대책은 아니라는 게 국회 보고서의 설명이다.

통상 젖은 커피 찌꺼기는 재활용되지 못하고 다른 폐기물과 섞여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폐기물소각장에서 소각·매립되는데 이때 이산화탄소가 과도하게 발생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보고서가 제안하는 방식은 바이오에너지 연료로서 커피 찌꺼기를 활용하자는 것이다.

보고서는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등을 생산할 수 있으며 목재, 축분, 볏짚 등 기타 바이오에너지 원료에 비해 탄소함량이 많아 단위 당 발열량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 15만 톤 규모의 커피 찌꺼기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던 2019년 기준 이를 소각하지 않고 전량 바이오에너지 원료로 재활용할 경우 약 180억원에 해당하는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했다.

해외 사례도 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바이오에너지 생산기업인 바이오빈(bio-bean)은 런던에서 한 해 배출되는 커피 찌꺼기 20만톤 중 25%인 5만톤으로 커피 찌꺼기 바이오 디젤, 에탄올, 펠렛을 생산하고 있다.

또 스위스의 대표적 커피 제조업체인 네슬레는 커피 찌꺼기의 매립량을 줄이기 위해 커피 찌꺼기를 펠렛형태로 제조해 바이오에너지로 활용하고 있다.

커피



입법조사처는 현재 우리나라는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하기 위한 분리, 배출, 수거 체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현행 법규상 커피숍에 원두를 공급하는 차량은 커피 찌꺼기를 수거할 수 없고 별도로 수거차량을 통해 일부 커피 찌꺼기를 수집하고 있으나 재활용 가능 자원으로 배출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커피 찌꺼기 수거체계 확립을 전제로 향후 재생에너지 연료 자원으로서 커피 찌꺼기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이 대부분 태양광이나 풍력 등에 집중돼 있는데 최근 발생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유기성 폐기물인 커피 찌꺼기를 바이오에너지 연료의 원료로 검토해보자는 제언이다.

보고서는 "앞으로 바이오에너지 연료의 원료 구성은 에너지 부문 무역수지와 국민 경제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커피 찌꺼기와 같이 수입의존도, 폐기물 처리 비용 저감 측면에서 우수한 원료에 기반해 생산한 바이오 디젤 활용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차등적 RFS(신·재생에너지 연료 혼합 의무화) 인센티브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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