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미리보기', 서울·부산시장 선거전 시작부터 '치열'

[the300]

박종진 기자, 서진욱 기자, 유효송 기자 l 2020.11.01 17:18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0.10.29/뉴스1


국정감사를 끝낸 정치권이 내년 4월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선거전 준비에 돌입한다. 2022년 대선을 향한 전초전인 만큼 여야 모두 총력전을 펼친다.

더불어민주당은 '무(無)공천 당헌'을 뒤집기 위해 사실상 답이 정해진 당원투표로 명분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런 행태를 맹비난하면서 동시에 본격적인 후보 찾기를 시작한다.



민주당, '당원 총의' 명분으로 당헌 개정 수순…대선 앞두고 후보 낼 수밖에



민주당은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당헌 96조 2항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잃으면 당은 재·보궐선거에 공천하지 않는다'에 '전당원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넣는 개정안을 온라인 투표에 부쳤다. 이와 함께 내년 4월 재보궐선거 후보 공천 찬반을 묻는 권리당원·대의원 투표를 진행했다.

후보 공천을 하기 위해 당원의 총의를 명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9일 의원총회에서 "저희 당 잘못으로 시정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것에 서울·부산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린다"고 하면서도 "후보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이 아니고 오히려 공천으로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올 3월에도 스스로 개정을 주도한 공직선거법에 반하는 비례 위성정당 창당을 전당원 투표로 결정했다. 소수 정당에게 원내 정치 참여 기반을 마련해주겠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결과적으로는 유권자 선택으로 면죄부를 노리는 효과다.

비판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셀프 뒤집기'를 강행하는 이유는 승부의 분수령인 서울과 부산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면 차기 대선 표심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계에서는 민주당이 부산은 몰라도 적어도 서울에서는 이겨야 각종 악재에 흔들리는 민심을 다잡고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당원투표 결과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보고된 후 발표된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손바닥 뒤집기' 몰염치 공천 규탄 긴급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01/뉴스1




국민의힘, '야바위 정치' 맹비난…"공천은 3차 가해"



국민의힘은 2015년 당시 무공천 규정을 만든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총공세를 폈다. 본격적인 선거국면을 앞두고 민주당의 '원죄' '정치적 귀책사유'를 강조하는 차원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의 당헌당규는 엄격하게 얘기하면 국민들과 약속"이라며 "약속을 저버리고 당리당략으로 당원들의 의사를 묻고 공천하겠다는 건 서울, 부산 시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은 국감에서조차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관련 증인을 다 막으면서 권력형 성범죄를 조직적으로 옹호했다"며 "이제 당헌까지 고쳐 공천을 강행한다고 하니 참 기가 차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반대에도 가해자(박 전 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추모 행사로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입혔다"며 "진영 논리에 이성과 양심이 마비됐다. 공천은 3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백드롭(배경 현수막)에 영화 제목을 패러디한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문구를 넣어 비꼬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책임을 회피하고 당원투표라는 짜고 치는 고스톱에 슬쩍 책임을 전가했다. 문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대표 시절 고성군수 재선거와 관련해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후보 내는 것을 비판하는 영상도 틀었다. 영상에서 문 대통령은 "새누리당 전임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가 되는 바람에 치러지는 선거"라며 "그랬으면 새누리당이 책임져야 하는 게 아니냐.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을 향해 '사기정치' '위선정치' '야바위정치' 등 거센 표현을 쓰며 비난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2일 서울 3선 이상 원내외 인사들과 만찬 회동을 열고 중진들과 선거전략을 모색한다. 내년 재보선을 앞두고 이 같은 모임은 처음이다. 권영세·박진 의원, 김용태·나경원·이혜훈 의원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중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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