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패배후 APEC, 공동성명 채택…中주도 'FTAAP' 포함

[the300]

최경민 기자 l 2020.11.21 00:07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모니터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이고 있다. 2020.11.20. since1999@newsis.com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2년 만에 공동선언문이 채택됐다. 중국이 공들여온 역내 경제통합 방식과 관련된 문구도 선언문에 포함됐다.

'2020 APEC 정상회의'는 20일 화상회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총리,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21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의의 특징이라면 공동선언문이 채택됐다는 점이다. 2018년 파푸아뉴기니 정상회의 때는 공동선언문 도출에 실패했다. 2019년에는 의장국인 칠레의 반정부 시위로 정상회의 자체가 취소됐었다. 2년 만에 APEC 정상회의 성명이 발표된 셈이다.

2018년 당시 APEC 정상회의 25년 역사상 처음으로 공동선언문 도출에 실패했던 바 있다. 이는 미중갈등 때문이었다. 당시 미국 주도로 작성된 성명 초안에는 '불공정한 무역' 등 중국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중국의 강하게 반발하며 공동선언문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올해 APEC 정상회의에서 공동선언문이 채택된 것은 미국의 리더십 교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의 APEC이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경우 '다자주의'에 보다 무게를 둔 스타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압박도 '무역전쟁' 방식은 아닐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APEC 회원국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코로나19(COVID-19)로 침체된 역내 경제를 회복하고 개방적이고 자유로우며 예측 가능한 무역투자 환경 조성 필요성에 공감했다.

특히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를 포함한 역내 경제통합 진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FTAAP는 중국이 그동안 힘을 줘 온 개념이다. 당장 합의는 아니지만 향후 APEC 테이블에서 꾸준히 논의가 오갈 수 있게 됐다.

APEC 회원국들은 코로나19 위기로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 디지털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에도 뜻을 모았다. 정보와 데이터의 흐름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또 코로나19로부터 고용과 경제활동을 증가시키는 포괄적인 질적 성장에도 합의했다. 중소기업, 여성, 취약계층에 대한 포용적 경제정책을 추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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