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개정안 정무위 상정…이견 '팽팽' 처리 '진통'

[the300]삼성생명법은 법안소위 상정도 못해

박종진 기자 l 2020.11.24 12:20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0.10.23/뉴스1


국회가 소위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중 금융 관련 법안에 논의 물꼬를 틔웠다.

다만 이견이 팽팽한 만큼 합의 처리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어서 정기 국회 내에 의결될지는 불투명하다.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던 보험업법 개정안은 여전히 본격적인 법안심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상정했다.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관인 상법 개정안에 이어 정부·여당이 강력 추진하는 '경제3법'이 모두 상임위 논의 테이블에 올라간 셈이다. 법사위는 상법 개정안을 놓고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를 한차례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은 이날 오후와 25일 진행되는 정무위 법안소위 논의 대상은 아니다.

이미 전체회의에 상정돼 있던 보험업법 개정안(박용진 의원 등 대표발의)도 이번 법안소위에 상정되지 못했다. 논란이 많은 법안이어서 충분히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야당이 주장하면서다.

쟁점 법안에 대해 여당은 여론 수렴과 함께 법안소위도 신속히 진행하자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신중해야 한다고 맞선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이날 공정거래법·보험업법 개정안 등에 "야당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기업다운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국민들께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책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법안소위"라고 말했다.

김 간사는 "상호 소통하는 모습 속에서 결론을 낼 수 있다"며 "(결론을 못 내고 길어지면)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경제 불확실성만 커진다"고 지적했다.

반면 성일종 국민의힘 간사는 "국가적으로 볼 때 경제와 관련한 중대 법안은 속도가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해야 한다"며 "임대차 3법을 서둘러 했다가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지 않느냐"고 밝혔다.

성 간사는 "당내 문제가 아니라 국민 여론 수렴이 안됐다"며 "여야가 함께 여론을 모아서 제대로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간사(왼쪽)와 성일종 국민의힘 간사가 대화를 하고 있다. 2020.10.19/뉴스1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을 놓고 기업 옥죄기라는 재계의 반발이 거세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회사의 계열사 보유 주식 평가기준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바꾸는 내용으로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팔아야 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한편 정무위는 이날 오후 제1법안소위를 열고 금융 관련 법안들을 심사한다. 착오송금구제법으로 불리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등이 통과될지 관심이다. 시스템적 금융기관에 대한 정상화·부실정리계획 도입 등을 담은 금융산업구조개선법 개정안, 위헌 판결을 받았던 신용협동조합의 임원 선거운동 기간에 대한 예외를 정관에서 정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을 삭제하는 신협법 개정안도 의결될 수 있다.

위법 공매도에 처벌을 강화하고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한 시스템 도입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법인 보험업법 개정안도 논의 대상이지만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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