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 다운 감사"…재정사업·고용보험·건보 겨냥

[the300][신년사]"감사원이 법과 원칙 지켜야 공직사회 흔들리지 않아"

최경민 기자 l 2021.01.04 14:05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 2020.06.24. photocdj@newsis.com

최재형 감사원장이 '법과 원칙'을 앞세운 '감사원 다운 감사'를 앞세웠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속에서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재정지출 사업, 고용보험기금, 건강보험 등에 대한 감사를 예고했다.

최 원장은 4일 서면으로 배포된 신년사를 통해 "재정의 적극적 역할 증대에 따라 재정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세입세출 결산 및 회계검사를 통해 정부가 재정의 위험요인을 적절히 예측하여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재원이 투입되는 재정사업이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출관리 제도가 적정하게 운영되는지 점검하고, 주요 재정사업의 예산 편성에서부터 집행·평가에 이르기까지 추진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장기적 재정관리가 필요한 고용보험기금·건강보험 등에 대해서는 건전성 위협요인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적절하게 예측,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보완하는데 힘써야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국면의 극복을 위해 3차 재난지원금까지 편성하는 등 확장 재정 정책을 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이 '눈먼 돈', '세는 돈'은 없는지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고갈 우려에 시달려온 고용보험기금·건강보험 역시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감사원의 중립성'과 '감사원 다운 감사'도 강조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월성 1호기 감사' 등으로 인해 '탈원전 정책'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이 감사원의 조사 직전에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확인돼, 검찰 조사가 시작됐고, 여당이 이를 비판하는 상황이다.

최 원장은 "감사원이 흔들림없이 법과 원칙을 지켜나갈 때 공직사회가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일 할 수 있다"며 "최고감사기구로서 감사원에 부여된 소명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감사원다운 감사를 실천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공직사회가 적법하고 합리적인 직무수행을 통해 어려움을 해결하는 역할을 잘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헌법이 부여한 최고감사기구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나라가 어려울수록 공직사회가 흔들림 없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설명했다.

또 "각종 감사를 통해 공직 수행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제시함으로써 사회적 정치적 갈등 가운데에서도 공직사회가 흔들림 없이 제대로 일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힘을 줬다.

최 원장은 "우리 경제의 활력 회복과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시책이 성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며 "경제위기로 사회적 약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 독거노인 돌봄사업 등을 면밀히 점검하여 사회안전망 서비스의 품질을 한층 높이도록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공공임대주택, 소비자 권익보호, 포장재 폐기물 등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해서는 수요자인 국민이 느끼는 불편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감사결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며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미루는 소극적 행태에 대하여는 엄정히 책임을 묻는 원칙을 견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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