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지만 주민 마음 못잡은 서울 중구·종로구 '미스터리'

[2021 사회안전지수]<서울편>① 인프라 잘 갖춘 중구·종로구, 주민 체감도는 달라

정현수 기자권혜민 기자 l 2021.01.13 04:00




서울시 중구와 종로구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대표적인 원도심이다. 유동인구가 많고 인프라도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안전 인프라 역시 마찬가지다. 중구와 종로구는 서울에서 안전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곳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체감 안전지수는 달랐다.

머니투데이가 성신여대 데이터사이언스센터,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 온라인패널 조사기업 피앰아이와 공동으로 발표한 '2021 사회안전지수'(Korea Security Index 2021)에 따르면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사회안전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용산구다.

용산구에 이어 강남구, 강동구, 서초구, 마포구, 송파구 순으로 사회안전지수가 높았다. 사회안전지수는 우리 사회의 안전과 불안감에 영향을 주는 생활안전뿐 아니라 경제활동, 건강보건, 주거환경 등 크게 4개 분야를 기준으로 산출했다.


객관지표 전국 1·2위 서울 중구와 종로구…주민 생각은 달랐다


중구의 사회안전지수는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7위(전국 13위)였다. 중구는 객관적지표와 주관적지표에서 차이를 보인 대표적인 자치구다. 사회안전지수는 세부적으로 15개 객관적지표(통계)와 27개 주관적지표(설문조사)로 구성했다.

중구는 객관적지표가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인구 10만명당 치안시설과 119안전센터 숫자, 면적당 방범CCTV 숫자가 서울에서 2번째로 많았다. 1인당 사회복지예산도 서울에서 가장 많이 편성됐다. 범위를 이번 조사대상인 155개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넓혀도 중구의 객관적지표는 1위였다.

하지만 중구의 주관적지표는 서울에서 19위에 그쳤다. 설문조사로 진행한 우범지역 체감, 교통사고 불안감, 도시정비 미비, 노후기대감, 기대여명 등에서 중하위권을 기록했다. 월등히 높은 객관적지표에도 불구하고 낮은 주관적지표 탓에 서울 순위 7위(전국 13위)에 머물렀다.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러 원인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범죄의 발생건수도 한 몫을 한다. 서울시의 '5대 범죄 발생현황'을 보면 중구의 2019년 5대 범죄 발생건수는 4327건이다. 5대 범죄는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을 의미한다.


"대도시일수록, 도심일수록 주민들은 불안하다"


중구의 5대 범죄 발생 건수는 강남구(7304건), 영등포구(5820건), 송파구(5698건), 서초구(5542건), 관악구(5328건), 강서구(4924건), 마포구(4842건), 구로구(4707건)보다 적다. 하지만 중구는 이들 지역보다 인구나 면적이 훨씬 적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조사의 기준이 된 지난해 7월 기준 중구의 인구는 12만5970명이다. 5대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 강남구와 영등포구의 인구는 각각 54만636명, 37만4097명이다. 강남구와 영등포구의 면적도 중구의 각각 4배, 3배에 이른다. 중구의 인구·면적당 강력 범죄 발생 건수가 많다는 의미다.

종로구 역시 중구와 상황이 비슷하다. 종로구의 객관적지표는 서울에서 2위다. 인구 10만명당 치안시설과 119안전센터 숫자는 서울에서 가장 많았다. 인구 1000명당 의료인 수도 1위였다. 종로구의 객관적지표는 중구에 이어 전국에서도 2위였다.

하지만 종로구의 주관적지표는 서울에서 22위로 하위권이었다. 우범지역 체감, 교통사고 불안감, 야간통행 안전도, 소득수준 만족도 등 전반적인 주관적 지표가 하위권이었다. 결과적으로 종로구의 전체 사회안전지수는 서울에서 15위(전국 35위)를 기록했다.

이성건 성신여대 데이터사이언스센터 소장은 "좋은 시설과 환경에도 불구하고 체감하는 안전은 다를 수 있고, 눈높이가 올라간 부분에 따른 체감도는 불안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번 조사에서 대도시일 수록 안전 체감이라고 할 수 있는 안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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