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경찰, 정인이 살릴 기회 세 번이나 놓쳐 유감"

[the300]

박가영 기자 l 2021.01.13 11:43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3일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진행하지 못해 세 번이나 아이 살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간담회'에 참석해 "정인이 사건에 대한 경찰의 대응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국가가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함이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서울같은 지방 정부도 마찬가지"라며 "세 번에 걸친 신고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지 못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경찰청에서는 경각심을 가지시길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이어 "자치경찰이 도입되면서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현장대응은 자치경찰이하고 수사는 국가경찰이 하게 되는데, 협력과정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서로 책임을 떠념겨 공백상태가 생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송병일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은 "소중한 생명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경찰은 이 사건을 계기로 좀 더 촘촘히 시스템을 정비하고 체계적으로 아동학대 업무를 추진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송 부장은 "현장의 소극적인 대응 행태를 없애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을 철저히 해서 미흡한 점을 보강하고, 경찰청과 시·도 경찰청에 전담 수사체제를 개설해 피해 아동을 신속히 분리해 피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유관기관과 철저히 협업하겠다"며 "이런 일이 없도록 경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간담회에서 이수정 경기대 교수 등 참석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아동학대를 범죄로 여기지 않는 관행이 있었다. 양천구 사건(정인이 사건)은 아동학대가 처참한 범죄일 수 있다는 점을 온 국민이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경찰이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어떤 접근을 하느냐에 따라 아동학대 치사사건이 2021년을 계기로 감소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경찰의 전문적 수사 기능, 경찰 아니라도 아동학대 관련 전문가나 기관이 최기 대응할 수 있는 제도와 그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업무지침, 위험성에 대한 긴급 판단 기준 등을 포함해 전문화된 수사가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차원에서 경찰에 확실한 권한이 보장돼야 한다. 아동 사건에 있어서는 경찰만 그런 권한을 갖는 것이 아니라 아동 학대 사건 전문가가 한꺼번에 같이 투입돼야 한다"며 경찰, 아동학대 전문기관, 지자체 아동학대 전담팀이 초기부터 협력적으로 대응하는 형태가 우리나라에 구현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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