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강온양면 전략'-美 '대화우선 원칙'에 기대거는 文정부

[the300](종합)이인영 "北 정책 이동 여지"-외교부 "바이든, 북핵 시급성 인지"

최경민 기자 l 2021.01.14 14:58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019년 9월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19 정책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악수하는 사진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20. jc4321@newsis.com

문재인 정부가 흔들리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다잡기에 나섰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핵 증강 선언'의 경우 '강온양면 전략'이라고 평가하며 협상의 문이 열려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역시 '대화'를 우선시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4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18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회의를 갖고 북한의 제8차 당대회와 관련해 "강온양면으로 어디로든지 그들의 정책적 수단이 이동할 여지를 남겨 놓았다"고 밝혔다.

이어 "미 신정부의 한반도 정책 수립과정을 지켜보면서 향후 상황을 관망하고, 최종적 판단은 유보한 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비서는 지난 5~12일 진행된 이번 당대회에서 사실상의 '핵 증강' 선언을 했다. '비핵화'는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고, '핵보유국'을 앞세우며 핵잠수함·전술핵 개발을 공식화했다. 미국을 '최대의 주적'으로 칭했고, '강대강·선대선 원칙'에 힘을 줬다. 우리 정부의 코로나19(COVID-19) 보건협력 제안에는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같은 강경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협상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고 이 장관이 판단한 셈이다. 김 총비서가 "남조선당국 태도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 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한 것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신년사를 통해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다"고 말한 것의 연장선에 있는 메시지다. 북측의 강경 발언은 내부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도 분명히 있는 만큼, 흔들리지 않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하면 협상의 문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에 가깝다.

외교당국은 남북미 비핵화 협상의 한 축인 미국 역시 '대화'를 우선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후보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등 비교적 대북 강경파에 가까운 인물들이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결국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뜻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 민주당은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정강을 통해 밝혀온 바 있다"라며 "우리는 미국과 소통을 이어왔다. 그런 만큼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공조를 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북핵 문제의 시급성을 바이든 행정부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측이 미국 내 문제나 중국과의 패권다툼을 우선시하며 한반도 이슈를 후순위로 미루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외교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직 인선 방향 등을 주시하면서 소통 창구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 문제를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로 올릴 수 있도록 하는데 외교력을 집중할 게 유력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대화와 상생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계속 진전시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며 "여건이 쉽지 않지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있어 실질적 진전을 이루도록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견지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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