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韓 동결자금으로 유엔 분담금 내겠다"…韓 "유엔과 협의중"

[the300]

권다희 기자 l 2021.01.18 17:24


이란 외무부가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석유수출대금으로 유엔(UN) 분담금을 지불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국 정부는 유엔과 함께 가능한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이란 관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유엔측이 이란의 회비 미납을 이유로 투표권 일시 박탈을 요청했다'는 보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란이 최근 제안한 (유엔 회비) 지불 방법은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산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 중앙은행의 승인, 협상, 협력을 통해 아직 진행 중이다"고 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동결자금을 활용한 이란측의 유엔 분담금 납부 제안에 대해 "이란 측 요청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수용 가능한 제안인지는 국내적으로 협의 중이고, 유엔과도 가능한 방안이 있는지 협의 중이다"고 했다. 

현재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 명의 원화 계좌에는 약 70억 달러(한화 약 7조7600억원) 규모의 원유수출대금이 동결돼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대 이란 제재로 이란과의 금융거래가 막히면서다. 

정부는 의약품, 의료기기 등 인도적 교역 재개로 이 자금을 이란에 돌려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란 정부는 동결 자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총회 순회 의장국에 보낸 서한에서 이란을 포함한 10개국의 유엔에 대한 부채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갚지 않을 경우 유엔에서 일시적으로 투표권을 박탈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은 회원국의 밀린 분담금이 직전 2개년 분담금 규모 이상이면 총회 투표권을 제한하도록 규정한다. 현재 이란이 유엔에 지고 있는 빚은 약 1625만달러(180억원)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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