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스카이캐슬로부터의 자유'를 주제로 열린 '미래를 여는 시간' 제8회 교육혁신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2019.9.26/뉴스1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던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언론에 이런 저런 보도가 되기 훨씬 전부터 이미 거절의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번에 서울시장 출마 권유와 요청을 여러 곳, 여러 갈래로부터 받았다. 지난번 총선 때보다 강한 요청들이어서 그만큼 고민도 컸다"면서도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 사실을 알렸다.

김 전 부총리는 "여러 분이 어느 당, 경선에서의 승리, 중도 확장성 등을 이야기했지만 저의 고민은 다른 데 있었다"며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제가 부동산, 방역, 민생 등 시민의 삶과 서울시의 살림살이에 대한 대안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職)이 아니라 업(業)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느냐의 문제였다.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더 성찰하고 대안을 찾는 고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김 전 부총리는 여권의 서울시장 '제3의 후보'로 거론돼왔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우상호 의원이 유일하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출마 선언 시기를 조율 중이다.

야권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출마 채비를 마쳤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자 민주당 '제3의 후보'로 김 전 부총리가 거론됐다.

김 전 부총리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그가 남긴 메시지는 단순하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내는 등 전문성을 갖춘 오랜 관료로서의 메시지가 아니라 정치 영역에서의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번 일을 겪으며 답답한 마음과 함께 고민이 더 깊어졌다"며 "우리 정치가 언제까지 이기기 위한 경쟁에 매몰돼 싸워야 하는지, 진영논리를 깨는 상상력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선거 때마다 새 인물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방증이기는 하지만 한두명 정도의 새 피 수혈이 아니라 세력 교체 준하는 정도의 변화가 있어야 우리 정치가 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정치에 이기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판을 짜는 경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