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오·나·조' 비수도 꼽았지만 "이기는 단일화"

[the300]

박종진 기자, 서진욱 기자, 이창섭 기자 l 2021.02.23 06:03
(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 오신환(왼쪽부터),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생방송 100분 토론 출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2.22/뉴스1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이 한 자리에서 맞붙었다. 문재인 정권 심판을 내세우며 저마다 강점을 부각했다.

서울시장 출신인 오세훈 후보는 '경험'을, 제1야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나경원 후보는 '정치력'을, 현직 구청장인 조은희 후보는 '모범운전론'을, 유일한 97세대인 오신환 후보는 '공감능력'을 각각 장점으로 꼽았다.

부동산 정책에서는 공급확대와 규제 완화 공약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와 과감한 내용이 모두 강조됐다. 후보들은 때로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며 신경전도 펼쳤지만 '이기는 야권 단일화'에 대한 공감대는 재확인했다.

오신환,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후보(이상 기호순)는 22일 밤 MBC 100분 토론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토론회'에 출연해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 4명이 동시에 참여한 첫 토론회다.



오신환 '공감능력' vs 오세훈 '경험' vs 나경원 '정치력' vs 조은희 '모범운전'




오신환 후보는 "성추행으로 막을 내린 박원순 시장 9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박원순 사건에 입을 닫고 회피하고 있고 우상호 후보는 피해자에게 2차, 3차, 4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완전히 새로운 인물 오신환으로 승부 해야 한다"며 "중도층 확장을 이야기하는데 기본적으로 공감 능력이 있어야 한다. 저는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 출생)를 대표해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 오신환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생방송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2.22/뉴스1


오세훈 후보는 "부동산 폭등의 책임은 누구한테 있나, 장관이냐 대통령이냐"며 "코로나 백신 확보 실패의 책임은 누구한테 있나. 양극화 해소는 하셨나. 이 처참한 모든 질문에 답변을 듣는 날이 4월7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람되지만 제가 이분들(당내 경쟁자들)보다 나은 게 있다면 한번 해봤다는 것"이라며 "이번에는 보궐선거라서 들어가자마자 결재해야 할 수도 있고 인수위 기간도 없다.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고통받는 시민께 도움되는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는 "이번 선거의 의미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위선 기득권 정당이 반성 한마디 없다. 이제는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 나경원은 4선 의원으로서 한 번도 물러서지 않았고 결단력을 보여드렸다"며 "이번 시장은 시의회는 물론 국회도 설득하고 정부도 설득하고 때로는 글로벌 네트워크도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정치력 있는 저를 선택해주시길 믿는다"고 말했다.

조은희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는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서울시장 임기는 1년 2개월로 초보 운전자로도 어렵고 10년 전 장롱면허 운전자도 사고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부시장 출신의 유일한 야당 구청장으로 아직 서울시 현장에서 달리고 있는 참신한 모범 운전자"라며 "지방 선거에서 송파, 강남 쓰러질 때 혼자 살아남아 보수의 자존심을 지켰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생방송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2.22/뉴스1




부동산 공약, '속도-내용' 다 강조



주요 공약으로는 부동산 대책이 집중 거론됐다. 후보들 모두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 방침을 강조하며 대표 정책을 내세웠다.

나경원 후보는 "부동산은 공급과 세금의 문제다. 원하는 곳에 공급이 안 돼서 문제가 있다"며 "제 공약은 원하는 곳에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원'하는 곳에 '더' 많이 짓도록 '풀' 것은 풀겠다"고 '원더풀' 공약을 설명했다.

조은희 후보는 "부동산은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저는 현장에서 스피드 재건축, 갈등 중재자로 부동산 재건축을 많이 경험했다"며 "5년간 65만호, 주택수급률은 105%로 올리겠다. 재산세 감경, 주택 공급은 서울시장 권한을 책임지고 여러분의 시름을 덜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오신환 후보는 "숫자놀음보다 내용의 질이 더 중요하다"며 "환매조건부 반반 아파트를 공약하겠다. 자산 축적과 주거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후보는 "2종 일반 주거지역이 넓게 분포돼 있는데 규제를 풀면서 정말 신속하게 1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며 "차별화되는 내용들을 (시장 임기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다음 날부터 진행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스스로 내팽개친 시장직" vs 오세훈 "원내대표 때 책임 느껴야"



후보들은 날카롭게 맞붙기도 했다. 나경원 후보는 10년 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던 오세훈 후보의 아킬레스 건을 파고들었고 오 후보는 나 후보의 원내대표 시절 대여투쟁 실패 책임을 캐물었다.

나경원 후보는 "오 후보는 스스로 내팽개친 시장직을 스스로 구하는 게 명분이 있느냐"며 "민주당에 대한 심판 선거인데 이것을 주장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모두 결국은 (나 후보가) 원내대표 시절에 아무것도 얻어낸 게 없지 않느냐"고 맞받았다.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이라도 총선에 영향을 미쳤다"며 "황교안 대표는 반성문을 썼는데 원내대표 시절에 얻어낸 게 없는 것에 대해서 국민께, 보수를 표방하는 분들께 책임을 느끼셔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생방송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2.22/뉴스1


그러자 나 후보는 "2011년 무책임한 사퇴에 대한 답변을 안 하셨다"며 "당시 시의회가 여소야대여서 못 해먹겠다 이런 얘기가 왕왕 있었다. 지금은 더 어려워진 상황에서 (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얼마 있다가 '내 소신과 다르니까 그만 두겠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재차 압박했다.

오 후보는 "지금 재난지원금도 보편이냐 아니냐로 민주당 스스로 헤맨다"며 "저는 원칙을 세우고 싶었고 원칙을 위해 끝까지 싸운 건 후회하지 않는다. 자리를 건 것에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은희 후보와 나경원 후보 간에 신경전도 있었다. 앞서 두 후보는 국민의힘 내 맞수토론에서 만나 합계출산율 등 정책 관련 수치를 놓고 설전을 벌인 적이 있다. 조 후보가 이날도 관련 언급을 꺼내자 나 후보는 조 후보가 숫자를 지나치게 따진다며 "(맞수토론 당시) 초등학교 수수께끼 문제 푸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기는' 야권 단일화 강조



후보들은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를 약속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단일화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후보는 "여론조사를 하면 후보들은 단일화 결과에 승복할 수 있지만 지지자들은 마음이 따라가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 제3지대 후보와 단일화 최종 협상에서 국민의힘이 결국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경원 후보는 "4선 정치인으로 국회와 협력이라든지 정치 경험을 잘 녹이겠다"며 단일 후보로 경쟁력을 앞세웠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 조은희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생방송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2.22/뉴스1


조은희 후보는 "싱어게인, 미스터 트롯처럼 극적인 단일화가 될 때 정치 감각이 있는 인물이 될 때 민심을 얻어서 대선도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신환 후보는 "단일화는 대범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깨질 수 있다"며 "100% 시민 여론조사만이 (최종 협상 등에서) 양측이 동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등을 거쳐 3월4일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이후 제3지대 후보 등과 야권 단일화를 위한 최종 협상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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