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탓 정치"vs"공약 욕심 많아"… 나·오 연이틀 정면충돌

[the300]

이창섭 기자 l 2021.02.23 17:00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오신환·나경원·오세훈·조은희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왼쪽부터)가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3차 맞수토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2.23/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나경원 예비후보와 오세훈 예비후보가 지난 22일 TV토론에 이어 이틀 연속 날카로운 공방을 벌였다.

나 후보는 오 후보가 총선 패배 책임을 남들에게 돌리고 있다며 비판했고, 오 후보는 나 후보의 복지 공약에 재원 근거가 없다고 따졌다.

나 후보는 23일 서울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당 경선 후보 제3차 맞수토론에서 오 후보에게 "제가 원내대표할 때 얻은 게 뭐냐고 말씀하시는데 그거 듣고 참 야속했다"며 "원내대표로서 무수한 투쟁과 협상을 했는데 (오 후보가) 그것을 비난하고 총선 패배의 책임으로 돌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당 총선 패배에는 여러 이유가 있고 저부터 반성한다. 근데 안타깝게도 오 후보께선 저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남탓하는 정치로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의 총선 패배도 중국 동포 탓, 특정 지역 탓 하시는 거 보고 제 귀를 의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 후보는 22일 밤 MBC 100분 토론에서 나 후보의 원내대표 시절 대여투쟁 실패 책임을 물었다.

이에 오 후보는 "말씀드린 속뜻은 장외 투쟁 열심히 한 것을 비난했던 건 아니다. 결과적으로 얻어낸 게 없다는 걸 지적한 것이다"며 "정치는 결과와 책임"이라고 말했다.

안철수-금태섭 토론회에서 화제가 됐던 '퀴어 축제' 논란도 등장했다. 나 후보는 "(오 후보가) 퀴어 축제에 대한 생각을 소신 있게 말씀하시지 않는다"며 "늘 오 후보를 보면서 소신이 무엇인지, 철학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 부분은 번번이 미루시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소수자 인권을 보호하고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장소 사용에 대해선 "서울 광장과 광화문 광장을 이용하는 건 심의 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오 후보는 나 후보의 현금성 복지 공약이 1년 내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 예산은 40조지만, 서울시장이 쓸 수 있는 돈은 수천억도 안 된다"며 나 후보의 '예산 다이어트' 주장에 대해 "인건비를 깎을 것이냐, 사업 예산을 깍을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이건 고백하셔야 한다. 공약 욕심이 많으셨다"며 "이것 저것 나눠주는 공약이 많으니까 감당을 못하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나 후보는 "1년 남은 시장이 위기 속에서 손을 놓고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그런 자세로는 전시의 서울을 극복할 수 없다. 추경에 꼬리표 달려서 내려오는 예산을 국회에서 설득하겠다"고 맞받았다.

두 호보는 부동산 대책으로도 부딪쳤다. 나 후보는 오 후보의 민간 토지 임차형 공공주택인 '상생주택' 공약에 대해 "어떤 민간이 자신의 사유재산권이 제한되는 걸 수용하냐"고 비판했다. 

이어 오 후보의 공약이 "문재인 정부 2.4 부동산 대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하며 "민간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보다 민간이 직접 하는 게 더 질 좋은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것 아니지 검토해보시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땅 내놓는 분들에게 상속세, 증여세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드려서 토지효율을 극대화하겠다"고 했고, 임대주택 공급 주체에 대해선 "공공이 임대를 하지 않으면 어려운 분들에게 공급 물량이 줄어들고 시장에서 혼란 생긴다"고 반박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토론은 26일 채널A와 3월 1일 TV조선에서 생중계하는 4인 합동 비전 토론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편 토론 종료 후 국민의힘이 발표한 토론회 승자 결과 나 후보가 오 후보를 꺾고 맞수토론 3전 3승을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맞수토론 직후 1000명의 시민평가단이 평가한 토론회 승자를 조사해 발표한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