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특별법' 공방 가열…이낙연 "정부, 입법부 따라야"

[the300]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본회의 처리 D-1

박소연 기자 l 2021.02.25 15:50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세번째 부터)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지후 가덕도 허브공항 시민 추진단 상임대표에게 가덕 신공항 특별법 통과 촉구 서한을 전달받은 뒤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사진=뉴시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가능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의 본회의 처리를 하루 앞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주무부처마저 법안에 반대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여론이 들끓자, 여당 지도부뿐 아니라 국민의힘 부산 지역 의원들까지 들고 나섰다. 이 법안을 '매표 행위'로 규정하고 줄곧 반대해온 정의당은 "촛불정부의 정체성을 망각했느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 "변창흠 장관 경질해야"


하태경 의원을 비롯한 부산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토교통부가 '가덕공항' 반대 의견을 밝힌 것에 대해 비판하고 부산특별광역시법(특별광역자치단체법 제정안)을 공동 발의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구갑) 등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들은 2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국토교통부가 우려를 표한 보고서가 공개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이 혼란을 정리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가덕신공항에 재를 뿌리는 국토교통부 장관을 경질하면 된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가덕신공항 건설에 부산시가 추산한 7조5000억원의 4배에 달하는 38조6000억원이 소요될 수 있고, 안전성·경제성·환경성 등 7개 영역에서 모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이달 초 국회에 제출했다. (관련기사☞ [단독]국토부 "가덕신공항 막아달라…7.5조 아닌 28.6조원 소요")

이들은 "국토부의 가덕신공항 보고서는 악의적 보고서고, 도대체 문재인 정부가 뭘 하려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당은 하자고 하고 정부는 하지 말자고 하면 이 나라가 도대체 어디로 가겠나"라고 반문했다.

김희곤 의원(부산 동래구)은 "가덕신공항을 두고 정부여당이 마치 짜고 치는 듯한 대국민 부산시민 우롱 행위를 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이 작사·작곡한 한편의 거대한 드라마 같다"라고도 했다.


이낙연 "입법부 합의하면 정부는 따르는 것"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가덕도대항전망대를 방문,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의 설명을 들으며 가덕신공항 건설추진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입법부가 여야 합의로 처리하면 정부는 따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법무부 등 관련 부처가 해당 법안에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무언의 압박을 가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전날 공개된 국토부의 보고서에 대해서는 "정부 부처는 법안 심의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말하지만, 그 의견이 법 제정 이후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별법이 통과되면 더 이상 사업이 지체되거나 되돌아가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관련 부처의 반대에도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겠단 것이다. 


文대통령 가덕도 방문…정의당 "백년지대계 공항, 선거지대계로 전락"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가덕도 신공항 후보지를 방문한 것을 두고도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4·7 보궐선거를 앞둔 사실상의 선거운동이란 지적이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을 두고 "내일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힘을 실어주겠단 모양새"라며 "이명박 정부 4대강과 닮은꼴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통령까지 나서 쐐기를 박겠다는 것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가 해선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관계부처가 반대 의견을 내놨는데 집권 여당이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입법권 남용"이라며 "1년 임시 부산시장 자리를 위해 백년지대계인 공항 건설을 선거지대계로 전락시켰다는 오명을 듣고 싶은 것이냐"고 꼬집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 역시 논평을 내고 문 대통령의 가덕도 방문에 대해 "재보궐 역사에 수치로 기록될 '떴다방' 관권선거, 선거 개입의 '뉴노멀'"이라며 "선거 40여일을 앞둔 시점,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대놓고 대통령의 중립의무를 위반한 채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규탄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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