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도 반대"vs"여야 같이…" 가덕도특별법 막전막후

[the300]

안채원 기자, 구민채 인턴 기자 l 2021.02.25 18:10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보고'에 참석해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선상 시찰하고 있다./사진=뉴스1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문턱을 넘은 25일 야당 법사위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토교통부 공무원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을 의결했다. 의결 전 이뤄진 대체토론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해당 법안과 관련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께서는 신공항과 관련해 가덕도 가 계시고 국토부 공무원들은 신공항을 만들면 안 된다고 보고서를 만들어서 온 국회를 돌아다니며 설득하고 있다"며 손명수 국토부 차관을 향해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이에 손 차관은 "특별법이 논의되기 이전에 발의된 부산시의 법안만을 가지고 실무적, 행정적으로 법의 집행을 위해 보완돼야 할 사항을 정리한 것"이라며 "저희가 법을 막아달라고 설득하거나 요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여기서 문제가 된 보고서는 이달 초 국토부가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에게 보고한 것으로, 가덕도 신공항 사업비가 당초 부산시가 주장하는 7조5000억원이 아닌 28조6000억원에 이른다는 추산이 포함됐다. (관련기사☞ [단독]국토부 "가덕신공항 막아달라…7.5조 아닌 28.6조원 소요")

김 의원은 "대통령께서 가덕도 공항을 가면 뭐하냐. 말 한마디 안 하고 쇼잉만 하는 것 아니냐"며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님 발언에 이의제기를 안 할 수 없다. 대통령이 뒷짐 지고 있다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며 "가덕도 신공항에 대통령의 결단이 중요한 거냐. 국회 입법이 중요한 거 아니냐"고 반박했다.

또 "대통령께서도 뒷짐을 지셨으면 부산을 내려가서 가덕도를 보셨겠냐. 국정 총 책임자로서 잘하시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본다"며 "법사위에서 빨리 통과시키고 부산 시민들에게 공항이 들어설 것이라고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도 "국토부 보고서 내용을 보고 놀랐다. 첫째는 가덕도 활주로가 바다에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두 번째는 공항의 경우 여러 대안을 거쳐서 입지를 조정한 뒤에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내용"이라며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사위는 대체토론, 법안심사가 국회법에 따라 법률의 체계적 정합성이라든가 자구심사에 국한이 돼야 하는데 우리 법사위가 가지는 권한을 넘어서 남용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신공항 법안은 야당도 합의해서 상임위에서 함께 통과시킨 건데 왜 이 자리가 법률안 심사가 돼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처음에는 차관님이 왜 저렇게 말씀하시지 부끄럽지 않나 생각했는데 이제는 가슴이 아프고 불쌍하다"면서 "대통령이 책임 가지고 내가 하겠습니다 하지 않으니 공무원들이 직무유기죄가 적용될 수 있는 상황에서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어정쩡하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긴 토론 끝에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55분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의결한다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오는 26일 오후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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