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TV토론…"吳, 거짓말 후보" vs "朴, 존재 자체가 거짓말"

권혜민, 이창섭 l 2021.04.05 17:18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 시작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4.05. photo@newsis.com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5일 마지막 TV토론에서도 서로를 '거짓말쟁이'로 규정하며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특혜 보상 의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며 "거짓말을 한 후보가 시장이 되면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에도 민주당이 당헌을 고쳐 후보를 낸 것을 두고 "박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니냐"며 반격에 나섰다.


내곡동 의혹 때린 朴 "거짓말에 시민들 분노"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04.05. photo@newsis.com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오 후보 처가 소유 내곡동 땅 문제를 언급하며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2005년 6월10일 처남이 측량 신청을 하고 3일 후 측량이 진행됐다. 9일 후인 6월22일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내곡동 개발계획을 위한 설계용역을 시작했다"며 "이게 모르는 일이었을까"라고 물었다.

박 후보는 또 당시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담당한 김효수 주택국장에 대해 "2010년 8월 2급 국장으로 승진하고 6개월 후인 2011년 1월 1급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 두가지 사실만 봐도 내곡동 땅 개발계획을 사전에 알았다는 의심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기(내곡동 땅)에 갔느냐 안갔느냐 이 문제로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이후 '민생' 주제 자유토론 중에도 'BBK 주가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한 세트 아니냐"고 오 후보를 몰아붙였다. 이에 오 후보가 "이게 민생하고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대꾸하자 박 후보는 "관계가 있다"며 "거짓말은 서울을 가장 혼란스럽게 만든다. 거짓말을 한 후보가 시장이 되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吳의 반격 "규정 바꿔 후보 나온 朴, 거짓말의 본체"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역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04.05. photo@newsis.com

오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오 후보는 "거꾸로 박 후보가 거짓말의 본체다. 박 후보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니냐"라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후보를 안 내기로 했는데 거짓말 하지 않았나. 규정까지 바꿔서 (후보로) 나왔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지난해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을 고쳐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공천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아주 몹쓸 말이다"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이어 오 후보가 "저한테 거짓말쟁이라고 한 게 누구냐"고 따져 묻고 박 후보가 "거짓말쟁이가 맞으니까"라며 반박하면서 두 후보의 갈등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오 후보는 내곡동 땅 의혹에 대해 해명하면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를 소환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본인이 측량 현장에 입회했다는 주장에 대해 "측량현장에 간 사실이 중요하지도 않지만, 중요하더라도 이해찬 전 대표가 '시장이 되기 전에 현장에 간게 무슨 이해충돌이냐'라고 했다"며 "이 전 대표의 말도 박 후보가 존중해주면 좋겠다. 그분이 제대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시 주택국장의 빠른 승진에 대해선 "장기전세주택이라고 하는 전무후무한 임대주택을 성공시킨 분"이라며 "그분을 유리한 방향으로 증언시키려고 해도 잘 안되니 '오세훈 사람'이라고 규정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朴 30만가구 공급 불가능" vs "吳식 재개발, 기득권에만 이득"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2021.04.05. photo@newsis.com

두 후보는 소위 '태극기 집회'로 불리는 보수 집회와 관련해서도 설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오 후보가 지난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함께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것을 거론하며 "태극기 집회와 함께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당시 8·15 집회로 팬데믹이 재발하면서 소상공인들 매출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광훈 목사와 함께 하느냐"고 재차 따졌다. 오 후보는 "태극기 집회가서 연설하는 게 그렇게 잘못된 것이냐"며 "조국 때문에 화나신 분들이다. 집회에 한 번 참여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독재자'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대통령께서는 경제가 아무 문제 없고, 집값 문제없다고 말씀하셨는데 귀 닫은 분이 독재자가 아니면 누가 독재자냐"고 비판했다.

상대 후보의 주요 공약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오 후보는 박 후보의 수직정원 공약에 대해 "수직정원 30개를 만들어도 1만7700톤 산소가 공급되는데 남산에서 생산하는 산소의 10분의 1"이라며 "공약을 철회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토지임대부 방식 30만가구 공급 공약에 대해서도 "박 후보의 주택공약은 불가능에 가깝다. 40~50년된 아파트도 안전성 때문에 재건축을 불허하는데 30년된 임대주택을 부수고 새로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재건축·재개발 공약과 관련 "정비지수제를 폐지하겠다고 했다. 주민동의 절차를 생략하면 용산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세훈식 재개발·재건축은 기득권 세력에게 이득이 가고 서민들은 혜택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오 후보가 시장 시절 추진한 세빛섬과 경인 아라뱃길 사업에 적자가 났다고 지적하면서 "처음부터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불도저식으로 했기 때문에 빚더미 시장이 된 것"이라며 "용산 참사도 그렇게 일어났다"고 말했다.


마지막 호소…朴 "민주당 확 바꾼다" vs 吳 "정권교체 명령"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 시작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04.05. photo@newsis.com

두 후보는 역대 재보선 가운데 최고치였던 사전투표율에 대해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박 후보는 "지지자분들이 투표장에 많이 가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총선 이후 부정선거 의심이 들어 걱정했던 우파분들이 많아 그분들은 투표장에 안나오셨을 것으로 짐작했다"며 "그럼에도 투표율이 높았던 것은 다행"이라고 했다.

마지막 발언을 통해선 한 목소리로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많은 시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실 때마다 감사의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절체절명의 순간이기 때문에 서울시를 꼭 야권에서 탈환하고 내년 정권 교체를 하라는 무언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요즘 청년들의 분노를 본다. 서울에서 공정과 정의를 다시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꾸지람을 해주는 서울시민의 목소리를 더 경청하고 있다. 뼈저린 반성 속에서 앞으로 더 잘 하겠다"며 "서울시도 확 바꾸고 민주당도 확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짓말에 분노한 시민들이 분연히 일어나고 계시다고 생각한다. 진심이 거짓을 이기는 서울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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