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11번 버스' 탄 박영선..."노회찬 출마 때 혼신의 힘 다해 도와"

이정혁 l 2021.04.06 07:31
3일 오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6411버스에 탑승해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사진=이정혁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오전 3시50분. 구로구 거리공원 인근에 있는 태진운수 차고지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6411번 버스 첫차를 타고 선거운동 마지막날 일정을 시작했다.

'청소·경비 노동자의 발'로 불리는 6411번은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이 2012년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연설에 녹아 있는 버스다. 이 버스에 고된 몸을 실은 노동자들을 향해 노 전 의원은 "한달에 85만원을 받는 투명인간으로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후보는 "서울의 새벽을 여는 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하고 이날 만원 버스에 올라탔다. 박 후보는 코로나19(COIVD-19) 때문에 많은 승객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시민들은 '버스 배차를 늘려달라', '전철 시간을 앞당겨달라' 등의 건의사항을 쏟아냈다.

박 후보는 "6411번을 타보니까 구로동 안에서만 30분을 돌더라"면서 "노선을 단축하면 10분이라도 더 주무실 수 있으실 것 같다"고 말해 승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일부 시민은 박 후보에게 초코파이를 건네며 주먹인사를 건네 눈길을 끌었다. 한 청소노동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직원들이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 먹는데 정리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박 후보는 "필수노동자의 삶이 투명인간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을 수 있도록 제도록 바꾸고 지원할 방법은 없는지 그런 것을 한 번 생각해보겠다"며 "꼭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후보가 노회찬 전 의원의 상징과도 같은 6411번 버스를 탄 것은 선거 막판 진보 진영의 표심에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5일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전날 박 후보가 "심상정 의원 같은 분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호소한 것에 대해 "염치가 없다"고 뿌리쳤다.

6411번에서 내린 박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노 전 의원이 동작구에 출마하셨을 때 저는 혼심의 힘을 다해 도와드렸다"며 "정의당이 보궐선거있었을 때마다 저는 이런 유불리를 안 따지고 제가 진심을 다해 거의 매번 도와드렸다"며 섭섭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민주당 김병기·이수진 의원이 동작구에 출마했을 때 제가 동작구를 많이 다니지 못했는데 노 전 의원님 때는 골목골목 다 다녔다"며 범진보 진영의 한표를 거듭 호소했다.
6일 새벽 시민들로 가득 찬 6411버스 /사진=이정혁 기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