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마지막 박영선 옆에 선 사람들…'소상공인·워킹맘·청년'

권혜민 l 2021.04.07 00:02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6일 광화문 앞에서 '1000만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광화문 집중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권혜민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6일 밤 광화문 앞에서 선거운동을 공식 종료했다. 13일 간의 선거운동을 마무리하는 자리는 평상시 유세 현장과는 조금 달랐다. 박 후보는 유세 트럭에 오르지 않고 도보 위에 섰다. 쩌렁쩌렁 귀를 찔렀던 로고송은 사라졌고 유세 현장마다 함께 하던 민주당 의원들은 한켠으로 물러섰다.

대신 박 후보의 옆자리엔 10명의 시민들이 나란히 섰다. 버스기사, 편의점 종사자, 배달업 종사자, 자영업자, 학부모, 코로나19(COVID-19) 관련 종사자, 직장인, 환경미화원, 장애인, 노인 등 1000만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10명의 시민들이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 서울시민들의 평범한 삶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이 가운데 죽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인 김모씨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김씨는 "코로나19로 폐업 일보 직전이다. 작년부터 1년 넘게 코로나19가 계속돼 편하게 잠을 자본적이 없다"며 "매출은 반토막인데 월세와 공과금을 내야하니 하루하루 숨이 턱턱 막힌다"며 울먹였다. 그는 "소상공인들이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서울시장이 꼭 돼서 보살펴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두 아이와 함께 참석한 워킹맘 최모씨는 "제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후보인지에 대해 '예스' 대답을 할 수 있다면 아이와 함께 투표할 것"이라며 "워킹맘으로 일하다보니 돌봄 때문에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워킹맘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서울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청년 임모씨도 "코로나19 시국도 있겠지만 취업난도 심하고 채용규모 자체가 애초에 작아서 주변 친구들 모두 취업을 못하고 있다"며 "시장이 되신다면 여러모로 일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시민들이 이야기를 수첩에 메모하며 듣던 박 후보는 한명 한명에게 자신의 소상공인, 워킹맘, 청년 공약을 설명하며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함께 자리한 장애인, 노인, 환경미화원 등을 대표하는 시민들에게도 감사를 표하며 "서울은 이제 함께 살아가고 차별받지 않는 서울이 돼야 한다",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점심을 꼭 시행해보고자 한다" 등의 약속을 내놨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서울 마포구 상상마당 인근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04.06. photo@newsis.com

이어 박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발언으로 "끝 없이 박영선을 외쳐주셔서 너무 힘을 받았다. 때때로 힘들 때도 있었지만 여러분의 외침에 힘입어 여기까지왔다"며 끝까지 '박영선'을 외치는 지지자들을 향해 감사를 표했다.

박 후보는 "지난 금요일부터 정말로 바람의 길이 바뀌기 시작하면서 매일매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올바른 서울을 만들어야 한다는 깨어 있는 시민들의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여러분의 바람, 열정을 모아서 내일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우리가 하는 한사람 한사람의 투표는 단순한 투표가 아니라, 서울시민들의 염원 담긴 투표이고 서울의 미래에 대한 꿈이 담긴 투표"라며 "박영선의 추진력, 의지, 성과에 투표해주시면 우리가 반드시 승리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모든 일정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바닥에서 출발해서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2%씩 따박따박 상승세를 탔다고 생각한다"며 "주말을 계기로 가시적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일 승리를 예감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본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2030세대 지지율과 관련해서도 "경의선 숲길에서 한시간 정도 계속 젊은이들을 만났는데 투표한 분이 많고 내일 투표하겠다는 분도 굉장히 많았다"며 "100명 중 아무 얘기않고 가신분들은 20~30% 정도고 나머지 분들은 전부 응원한다고 하셨다. 굉장히 많은 변화가 요 며칠 사이에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엔 "지난 금요일부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바람이 조금 늦게 불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또 경쟁자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선 "지지자로부터 오 후보가 부인 재산세 신고를 제대로 안했다는 공고문이 붙는다는 사진을 하나 받았다"며 "얼마나 성급하고 정확하지 못한 후보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도 "어쨌든 같이 선거를 치른 경쟁자로서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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