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초전' 참패 직면한 與 잠룡…대권 경쟁 판도 출렁인다

이정혁 l 2021.04.07 21:38
(왼쪽부터) 정세균 국무총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이재명 경기지사./사진=머니투데이DB

7일 재보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하면서 여당 내 잠룡 구도에도 막대한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대선 전초전' 성격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큰 차이로 완패하면서 차기 대권 경쟁의 판도가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과 부산 수성에 실패하면서 당 지도부는 5년 만의 선거 패배에 대한 거센 책임론에 직면했다.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통해 '정권 재창출'의 모멘텀을 마련하려던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당장 난처하게 됐다. 특히 이 위원장은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등으로 보궐선거 후보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지난해 직접 전 당원 투표를 결정하고 당헌·당규 개정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난해 4월 전례 없는 총선 압승 이후 당대표를 맡은 지 불과 7개월 만의 민심 이반을 초래했다는 후폭풍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박주민 의원의 전세금 논란 등의 특대형 변수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친 탓에 이 위원장에게만 온전한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당내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한자릿수로 추락한 지지율의 반등을 꾀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직 단체장으로 재보선과 거리를 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원톱 체제'는 더욱 확고해질 가능성이 높다. 합법적으로 선거에 관여할 수 없었던 터라 최악의 성적표에도 책임론에서는 한 발짝 물러나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가 이 지사를 지지하는 일부 중도·보수 성향의 이탈이나 당내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여권 지지층의 패배 의식을 불러올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위원장의 궤도 이탈로 이 지사가 집중 견제 대상이 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재보궐 선거 승리 후 화려한 등장을 기대한 정세균 국무총리의 큰 그림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르면 다음 주 초 사의를 표명한 뒤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되는데, 당내 경선이 본격화할 때까지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 당장 폭넓은 지지층 확보가 관건이다.

민주당이 부산시장 배출에 실패한 탓에 '원조 친노(친 노무현 대통령)'인 이광재 의원의 외연 확장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이 의원은 당 부산선대위 미래비전위원장을 맡아 당초 험지로 분류됐던 부산 선거판에 제 발로 뛰어들었다. 이 의원의 고향인 강원을 넘어 PK(부산경남)까지 세를 확장하려는 숙제는 당분간 계속 안고 가게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과 부산에서 모두 패해 그 충격파는 상당하다"며 "대선 정국으로 빠르게 전환되겠지만 유력 주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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