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뒤 다시 '첫 국산전투기'…하늘이 두번 열린 까닭

국산화율 보라매가 더 높아…제공호, '타이틀' 반납 ?

김지훈 l 2021.04.09 20:14
제공호. /사진=공군 홈페이지 캡처


"우리 손으로 만든 전투기로 우리 하늘을 지키는 전투기 국산화의 시대가 열렸습니다."(1982년 9월16일 '대한뉴스 제 1402호')

"'우리 손으로 우리 하늘을 지키자'는 선조들의 꿈을 오늘 우리가 이뤄냈습니다."(2021년 4월9일 문재인 대통령)

9일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의 출고를 계기로 우리 정부가 강조하는 '전투기 국산화'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39년 전 전투기 국산화의 성과로 '제공호'(KF-5)가 대대적인 조명을 받았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보도와 이날 정부의 발언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라는 전투기 국산화로 하늘이 두 번 열린 셈이 된다.


찬연한 신기원·국산 전투기 시대 개막 어게인, 왜?


제공호 출고식 당시 언론은 "우리 역사에 또 하나의 찬연한 신기원" "국산 전투기 시대의 개막" 등을 거론하며 초음속 국산 전투기 제공호의 출고식 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제공호는 미국 F-5 전투기에 대한 생산 면허를 받아 단순 조립 위주로 생산됐던 기체로 평가된다. 국방부 기관지인 국방일보는 2019년 "제공호를 생산하는 사업은 총 7년의 사업기간(1980~1986) 동안 23%의 국산화율을 달성했다"며 "'무늬만 국산'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전투기 산업 불모지에서 어렵게 거둔 작은 결실이었음 분명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사천=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 2021.04.09. since1999@newsis.com

제공호는 1978년 1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1980년대 중반에는 전자 병기와 항공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개발 능력을 키워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 개발의 단초가 됐다. 반면 이날 청와대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에서 KF-21 보라매의 기원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 생산공장에서 열린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 출고식에 참석해 "2001년 김대중 대통령님은 첨단 국산 전투기 개발의 비전을 제시했고 사업 타당성 조사를 일곱 차례나 거쳐 2010년 비로소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기술의 이전 도입이 어려워지면서 우리 기술력만으로는 어렵다는 회의론이 많았다"면서도 ”우리 개발진은 의심과 불안을 확신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영공에 대한 자주국방 의지가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한 선각자들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꿈과도 연관돼 있다고 언급했다.


방사청은 '첫 국산전투기'로 KF-21 보라매 지목…국산화율 65% 목표




KF-21 보라매 개발 대상. /자료제공=방위사업청



KF-21 보라매 사업관리부처인 방위사업청이 내놓은 보도자료에는 이번 행사와 관련, "최초의 국산 전투기 개발의 기틀을 마련한 것을 축하하고 발전된 국가 위상을 강조하는 행사로 진행됐다"고 적혔다.

실제 제공호와 비교하면 KF-21은 성능 면에서 우수할 뿐 아니라 국산화율에서도 높은 성취를 이뤘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KF-21 보라매의 국산화율은 양산 1호기 기준 65% 선이다. 제공호보다 높을 뿐 아니라 ' 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초음속 훈련기'인 T-50(59%)보다 높은 목표다.

다만 예나 지금이나 '전투기 국산화' 성과로 항공산업이 발전할 것이란 기대는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대한뉴스에 따르면 제공호 출고식에서 전 전 대통령은 "현대과학의 총아라 할 수 있는 항공산업의 발전은 과학기술의 장래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며 "항공산업의 새로운 장을 연 오늘을 시발점으로 관계기관이 정진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보라매 출고식에서 "항공산업 발전의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며 "2030년대 항공 분야 세계 7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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