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매입임대주택 42%, 금천·강동·구로에 쏠렸다

감사원 SH공사 정기감사…저소득층 주거안정? 경쟁률 '천차만별'

김지훈 l 2021.04.22 17:19
서울시가 2018년 2월 배포한 임대주택 24만호 관련 보도자료.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가 2018년부터 2020년 6월까지 임대주택 공급 목적으로 사들인 다가구·원룸 등 5899호 가운데 42%(2456호)는 금천·강동·구로 등 3곳에 쏠려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간 5000호 규모인 매입 목표 달성에 급급했던 결과다. 서울 전역의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고르게 살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글과 금천에선 입주 신청자가 전원 예비입주자가된 반면 24대1의 경쟁률이 나온 곳도 발생했다.


연간 5000호 채우기 급급…매도 신청 많고 집값 싼 곳만 '집중 공략'


감사원은 2020년6월22일부터 7월17일까지 실시한 SH 정기감사 결과 임대주택 매입·공급·관리 등이 부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국토교통부 훈령인 '기존주택 매입임대주택 업무처리지침'(이하 업무처리지침) 등에 따르면 일반 매입임대주택의 입주자격은 저소득층 직주근접을 위해 원칙상 거주지역은 제한하며 소득·재산 등 일정 요건이 충족돼야 주어진다.

하지만 감사원에 따르면 SH공사는 서울시의 '공적임대주택 24만 호 공급계획'(2018년 2월) 등에 따라 수립한 연간 5000호 공급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상대적으로 매도신청이 많고 매입가격은 낮은 3개 자치구(금천·강동·구로)에서 집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25개 자치구별 임대주택 수요, 공가 현황 등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입주 경쟁률을 천차만별로 이끌었다. 금천구에선 입주자격을 갖춘 신청자 712명이 모두 예비입주자로 선정됐다. 구로·강동구도 각각 입주 경쟁률이 1.1:1에서 1.5:1에 불과했다. 반면 중랑·동작·관악·도봉·강북구에서는 입주 경쟁률이 15.2:1에서 24:1에 달했다.
서울시가 2018년 2월 배포한 임대주택 24만호 관련 보도자료.



2002~2019년 매입 주택 15%는 '공가'


SH공사가 2002년부터 2019년까지 매입한 일반 매입임대주택 1만4751호 중 2020년 6월 기준 2260호(15.3%)가 공가로 방치된 문제도 있었다. 이 가운데 712호(31.7%)도 금천·구로·강동구에 쏠려 있다.

감사원은 입주자격이 맞아도 입주할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SH공사는 매년 공급 가능한 주택이 남아 있고(최근 3년간 다가구 계약률 51.9%, 원룸의 계약률이 30.7%) 입주자격을 갖춘 신청자도 남아 있지만 예비입주자 모집공고 당시 산정(연내 공급 가능한 주택물량 추정치의 2∼3배내에서 임의로 산정)한 모집인원에 한해 매입임대주택을 공급했다.

노후·불량 매입임대주택 관리도 부실했다. 업무처리지침상으론 준공 후 20년이 경과한 매입주택 중 노후화돼 사용상·기능상 불량 건축물로 판단되는 경우 전문기관(한국시설안전공단 등)으로부터 구조 안전성, 설비 노후도 등을 평가받아 철거대상 주택을 선정하고 국토부에 '철거 후 신축대상 주택' 승인 신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SH공사는 전문기관의 안전진단 평가 또는 다른 용도로의 활용, 입주민의 주거 이전 등을 검토하지 않은 채 육안점검, 단순 하자보수·보강에 집중했다.

감사원은 SH공사 사장에게 "매입임대주택 수요 및 기존의 매입실적, 자치구별 공가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매입·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 "매입임대주택이 공가로 장기 방치되지 않도록 공가 감소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노후불량 매입임대주택의 처리계획 등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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