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매그나칩 中 매각 반대"...어떤 기술이길래 우려하나

[MT리포트]첨단기술 세계대전, 구멍난 기술보호②

이정혁 l 2021.05.12 20:42

편집자주 국가 핵심기술 보호에 '경고등'이 켜졌다. 차세대 먹거리로 불리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용 구동칩을 생산하는 매그나칩반도체가 중국 자본에 매각되면서다. 정부는 이 기술을 뒤늦게 핵심기술에 추가하는 절차를 밟고 있지만 이전 세대인 LCD(액정표시장치) 구동칩 기술은 보호 대상에 들어있는 등 핵심기술 보호가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사진=Pixabay


정부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구동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려는 것은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 매각을 놓고 여야가 한 목소리로 기술유출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게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환경이 국가 안보와 연개돼 확전 양상을 보이자 여당은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를 개편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산자위) 소속 야당 의원들도 지난달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 매각 발표 직후 이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상임위원들이 특정 기업의 이슈에 집단으로 의견을 표명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매그나칩반도체가 중국에 매각되면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 핵심기술의 유출이 크게 우려된다"며 "중국이 매그나칩을 인수하면 첨단 OLED 구동IC와 전력 반도체 사업의 기술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 의원은 "반도체와 OLED 분야 기술보호를 위해 정부의 기술 보호 대상 여부를 철저히 심사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들에게 우선 매각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문승욱 산업통상부자원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 매각을 정부가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촉구했다.

이에 문 장관은 "OLED 안에 쓰이는 DDI(디스플레이구동칩)를 설계·생산하는 수준의 기업이면 저희가 좀 더 들여다봐야 하는 기술이 있을 수도 있다"고 국가핵심기술 지정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국민 여론도 안 좋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가 반도체 핵심기술 유출방지를 위해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자본 매각을 막아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현재까지 3만3451명이 동의한 상태다.

DDI는 디스플레이 화소를 조절하는 칩이다. 매그나칩반도체는 OLED DDI를 주력 생산한다. DDI 점유율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2위다.

특히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차량용 전력 반도체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완성차 업체에서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이 현실화된 만큼 국회는 산업계 보호 차원에서 매각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

12일 민주당은 반도체특위 위원장에 5선의 변재일 의원을 임명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위원장으로 임명된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향자 의원은 간사로 합류한다. 그동안 특위는 기술유출 문제는 다루지 않았지만 새 지도부를 맞은 만큼 매그나칩반도체 매각 문제를 새롭게 들여다 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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