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준석, 잘됐으면 좋겠다…'극우 포퓰리즘' 관리 필요"

[the300][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②"'이준석 현상'으로 변화 시작…정치에 큰 영향 미칠 것"(종합3)

대담=김익태, 정리=이원광 l 2021.06.11 05:57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수원(경기)=이기범 기자 leekb@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후보에 대해 "변화가 시작되는 것 같다. 진심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는 이달 8일 경기도청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이준석 현상은 매우 바람직하고 우리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정치는 정치인이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국민을 주권자로 존중하는 게 아니라 지배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국민의 집단지성을 따라가기도 바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겸손함이 없는 기성정치에 대해 가장 민감한 계층이 청년세대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청년들이 사실 너무 어려운 상황이고 기성세대에 대한 배반감이 심하고 엄청난 실망감을 가진다. 정치는 오죽한가"라고 봤다.

이어 "기성세대는 정치 효능감이 크지 않았다. 인권, 민주주의 등 사명감으로 했다"며 "지금 젊은 세대는 정치가 내 삶이다. 저성장 사회라서 정치가 내 삶에 미치는 체감도가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자꾸 진보적이냐, 보수적이냐 분류하는데 젊은이들의 주류는 진보도, 보수도 아닌 실용적 합리주의"라며 "그래서 '보수화 됐다' 이런 소리가 답답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준석 현상으로 변화가 시작되는 것 같다"며 "진심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 현실이 돼서 국민의힘이 바뀌는 게 아니고 대한민국 정치 전체가 바뀌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그러면서도 이 지사는 이준석 현상이 극우 표퓰리즘(대중영합주의)으로 흐르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내용은 아닌데 출발 자체가 '이대남'의 적대감에서 시작된 측면이 있다"고 봤다.

이어 "(현재) 그렇다는 게 아니다"라며 "(극우 포퓰리즘으로 가지 않도록) 관심권에 넣어둘 필요가 있겠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수원(경기)=이기범 기자 leekb@


-소위 '이준석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달라
▶이준석 현상은 매우 바람직하고 우리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저는 정치는 국민이 한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정치는 정치인이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국민을 주권자로 존중하는 게 아니라 지배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자기가 지도한다고 생각하고 리드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우리는 국민의 집단지성을 따라가기도 바쁘다. 겸손함이 없는 기성 정치에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게 청년 세대다. 청년들은 사실 너무 어려운 상황이고 기성세대에 배반감이 심하고 엄청난 실망감을 가진다. 정치는 오죽하나.

기성세대는 정치효능감이 크지 않았다. 사명감으로 했다. 인권, 민주주의다. 지금 젊은 세대는 정치가 내 삶이다. 왜냐하면 저성장 사회라서 정치가 내 삶에 미치는 체감도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다. 자꾸 진보적이냐, 보수적이냐 분류하는데 젊은이들의 주류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고 실용적 합리주의다.

이 사람들은 진영 논리가 크지 않다. 그래서 보수화 됐다 이런 소리가 답답한 사람들이다. 청년들이 '나를 몰라도 너무 모르네' 하면서 화내지 않나. 그런 점에서 정치도, 이준석 현상으로 변화가 시작되는 것 같다. 진심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 현실이 돼서 국민의힘이 바뀌는 게 아니고 대한민국 정치 전체가 바뀌면 좋겠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극우 포퓰리즘으로 흐르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내용은 아닌데 출발 자체가 이대남의 적대감에서 시작된 측면이 있다. 이것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거기가 약한 고리라 그것을 통해서 표출한 것이다. 그런 경향이 심화되거나 의존성이 커지면 극우 포퓰리즘이 될 가능성이 있다. 관심권에 넣어둘 필요가 있겠다. 그렇게 되면 안 된다. (현재) 그렇다는 게 아니다. 잘 되면 좋겠다. 진심의 덕담이다. 그래야 정치인들이 국민을 무서워 한다.

-청년들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신지 밝혀달라.
▶유용한 정치인이었다고, 유용한 일꾼이었다고 기억되고 싶다.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 유능한 심부름꾼으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정치라고 하는 게 저는 철저하게 그렇게 생각한다. 공복이다. '퍼블릭 서번트'다. 월급 받고 주권 의지를 대신 실행하는 대리인, 일꾼에 불과하다. 유용한 일꾼으로 기억되고 싶다. 제가 성남 살지 않나. 성남시장 중 우리를 위해 제일 열심히 했고 제일 도움이 됐어, 이렇게 기억되고 싶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4일 대전시 서구 괴정동 KT대전인재개발원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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