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생 파트너 맞는 81학번 송영길...與의 깊어지는 고민

[the300][30대 보수당 대표 탄생]

이정혁 l 2021.06.11 11:10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돌풍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긍정과 비판이 교차하고 있다. 사진은 이 후보가 7일 오전 국민의힘 인천시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스1

'더불어꼰대당'

4·7재보선 참패 직후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 유권자를 대상으로 FGI(Focus Group Interview)를 돌린 결과, 2030세대가 바라보는 민주당은 이 한 단어로 요약된다. 청년층은 민주당에 등을 돌린 주된 이유로 '위선'과 '내로남불'을 꼽았고 이들이 내년 대선에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이가 적지 않다.

11일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선출되면서 민주당 새 지도부의 속내가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이른바 '이준석 돌풍'에 따른 컨벤션 효과로 송영길 대표는 2030세대의 이탈 가속화를 걱정하는 동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쇄신 전략의 일부 수정을 고민할 수도 있다.

'81학번' 송 대표에게 '85년생' 이 대표는 거의 아들뻘이다. 그러나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여유 있게 당권을 거머쥔 만큼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카운터파트다.

특히 이 대표가 본격적으로 당 대표로서 활동을 시작하면 민주당은 "세대교체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을 공산이 크다. 이는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 경선의 흥행 여부는 물론 본선에서까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 전당 대회 초반까지만 해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를 바라보는 시각이 자성이었지만 이제는 견제로 기류가 변했다. 최근 송 대표가 '82년생' 이동학 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을 민주당 청년최고위원으로 임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민주당이 4·7재보선 패인을 심층 분석하기 위해 마련한 '국민소통 민심경청 프로젝트'(5월25일~6월1일)의 첫 일정이 서울·부산 청년들과 간담회로 시작한 것 역시 송 대표의 전략적 판단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준석 신드롬' 여파로 이런 노력이 자칫 빛이 바랠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송 대표 측은 부동산과 코로나19(COVID-19) 백신 문제를 매듭짓는 것보다 더 이상의 확실한 메시지는 없다고 본다. 2030세대의 이목을 끄는 이벤트보다는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앞당기고 조기 집단 면역 달성을 통해 '책임지는 여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10일 민주당 부동산특위가 발표한 수도권 주택 공급방안을 보면 송 대표의 공약인 '누구나 집'의 임대 요건에 청년·신혼부부 등 특별공급이 20% 이상으로 담겼다. 누구나 집이 본격 공급에 들어갈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년층 표심을 자극할 것으로 내심 기대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당은 야당과 다르다. 정치는 결과가 책임지는 것"이라면서 "일단 민생 문제에 합격점을 받으면 2030세대도 우리를 다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영등포구 무중력지대 영등포에서 열린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서울·부산 청년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5.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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