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너마저…" 요동치는 대선 지형…윤석열에 떨어지는 '불똥'

[the300]

안채원, 김태은 l 2021.06.19 05:31
최재형, 재직 중 출마 적절성 묻자 "다양한 견해있다"…대선출마 시사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1.6.18/뉴스1

최재형 감사원장이 18일 국회에 출석해 "최근 거의 거취 또는 제가 다른 역할을 해야하지 않느냐에 대해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많은 소문과 억측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제 생각을 정리해서 조만간 (밝히겠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 출마에 뜻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감사원장님께서 지금 대선에 출마하신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적절한 얘기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최 원장은 "사실은 감사원이 정치적 중립성이나 직무의 독립성이 감사원의 업무 요체"라며 "최근에 저의 거취 또는 제가 다른 역할을 해야하지 않느냐 이런 부분들에 대해 언론과 정치권에서 많은 소문과 억측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때로는 우리 열심히 일하는 감사원 직원들 조차도 그런 것 때문에 조금 난처한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제 생각을 정리해서 조만간 (밝히겠다)"고 했다.

최 원장은 또 '재직 중 선거 출마 얘기가 나오는 게 정치적 중립에 있어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다양한 견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원장 취임 이후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감사했고 지난 10월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현저히 낮게 평가됐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최 원장은 야권의 차기 대선 잠룡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아 왔다.




최재형 출마 시사에…與 "정치적 감사였나"vs野 "여당이 만든 현상"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1.6.18/뉴스1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들이 18일 최재형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 시사 발언을 놓고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등에 대한 감사가 대선 출마 의도를 갖고 한 것인지 의심이 된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야당 의원들은 "윤석열과 최 원장이라는 후보는 문재인 정권과 여당이 만든 것"이라며 "지금 와서 그걸 나무라지 말고 본인들을 되돌아보시라"고 비판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 원장을 비롯해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박범계 법무부장관 등이 출석했다.

여야 의원 간 공방은 최 원장의 발언에서부터 시작됐다. 최 원장은 이날 "최근 거의 거취 또는 제가 다른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에 대해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많은 소문과 억측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제 생각을 정리해서 조만간 (밝히겠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 출마에 뜻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은 "재직 중 선거 출마 얘기가 나오는 게 정치적 중립에 있어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최 원장은 "그 부분에 대해선 다양한 견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 최재형 감사원장, 김상환 법원행정처장, 김진욱 공수처장 등이 출석했다. 2021.6.18/뉴스1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더 강하게 최 원장을 질타했다. 소 의원은 "지금 감사원에서 최 원장 취임 후 이뤄진 사안에 대해 전부 되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원장이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하나하나 의도 갖고 한 거 아니냐라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 정말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 "이런 식이라면 이제 대법관도 판결에 이상한 의견을 달아서 언론 주목을 받은 뒤 대선 출마한다고 하는 그런 일이 안 일어난다고 장담할 수가 있냐"면서 "법조가 도대체 (왜 이러나). 검사나 판사 출신들은 기존 정치하는 분들과 달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최 원장은 "제가 그런 우려를 왜 모르겠냐"며 "그런 점을 깊이 숙고하며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지금까지 했던 어떤 감사도 정치적 의도나 편향성을 가지고 시행한 적이 없다"며 "그런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거론하며 법사위 피감기관장들이 연이어 대권 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만든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과 문 정권의 반법치와 불공정에 분노해서 이런 현상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지금 와서 그걸 나무란다니 (여당은) 스스로를 되돌아보시고 심각하게 고민하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인들이 만든 현상에 대해 뭐 그리 잘못됐다고 타박하고 질책하는지 그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입당에 최재형 출마 시사까지…요동치는 野 대선 지형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6.18/뉴스1

최재형 감사원장이 18일 대선 출마 가능성을 처음 언급하면서 야권 대선 지형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당장 이달 말 대선 출마 선언을 내놓을 예정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최 원장이 내달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나 대선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최 원장이 이날 관련 질문에 회피하지 않으면서 최 원장 등판이 현실화됐다는 평가다.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감사를 주도한 인물이다. 감사원은 지난 10월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현저히 낮게 평가됐다"는 결과를 발표했고, 이후 최 원장은 야권의 차기 대선 잠룡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최 원장의 등판에 가장 촉각을 세울 쪽은 윤 전 총장이다. 최 원장과 윤 전 총장은 현 정권에 반기를 들어 주목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를 경쟁력으로 삼는다는 점도 비슷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윤 전 총장은 이같은 아젠다를 선점하기 위한 정치 행보를 거세게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으로 인한 지지율 변화가 나타날 경우 국민의힘 입당 시기를 좀 더 빠른 박자로 가져가는 전략 변화도 시도할 수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8월 안으로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하겠다는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는 상태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버스 정시 출발론'을 강조하며 윤 전 총장과 최 원장 모두에게 "링 위로 올라오라"는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의 대항마 격인 최 원장의 등판이 이 대표 입장에선 반가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 전 총장이 아니어도 다른 장외 후보가 존재한다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다만 윤 전 총장에 비해 월등히 떨어지는 최 원장의 지지율이 순식간에 반등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유승민 전 의원 등 국민의힘 내부 주자들은 외부 주자들의 움직임을 관망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넓히는데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다. 윤 전 총장과 최 원장 등 장외 후보들이 관심을 끌고 검증대에 오르는 일이 잦아지면 결국 신비감 하락으로 이어져 지지율도 이탈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는 "원 지사나 유 전 의원 측에선 장외 투쟁이 치열해지면 마지막에는 '정통 후보'인 자신들에게 기회가 올 것이란 기대가 있다"며 "시끄러워질수록 결국 내부 주자로 수렴될 것이란 관측 하에 여유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야권 대선 후보군 윤곽이 잡혀가면서 국민의힘 내부 의원들 간 파워게임도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각 후보들의 유불리와 경쟁력을 따지며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최 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최근 거의 거취 또는 제가 다른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에 대해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많은 소문과 억측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제 생각을 정리해서 조만간 (밝히겠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 출마에 뜻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에 떨어진 '최재형 불똥'…與, "野 분열·중도층 이탈" 대선 셈법은


최재형 감사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최재형 감사원장이 사실상 대선출마를 시사하자 더불어민주당에선 "공직자 출마방지법의 당위성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며 비난이 쏟아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최 원장까지 문재인정부가 임명한 기관장이 독립성과 중립성을 가장해 정권과 맞서는 것을 대선 출마 코스로 삼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에서다.

한편에선 최 원장의 대선출마가 윤석열 전 총장에게 불똥이 튀며 야권 분열과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윤 전 총장 조합에 대한 야권 지지자들의 기대감이 커진데 비해 대선 레이스에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던 여당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셈법이다.

최 원장이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대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조만간 생각을 정리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하자 여당 측에선 비판과 경계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직자, 특히 감사원은 정치적 중립성이 중요하고 사익 추구를 해서는 안된다"라면서 "사익 추구는 경제적, 사회적 명예, 정치적 욕망 등이 있을 수 있지 않나. 이건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감사원장도 모범을 보일거라 생각한다며 경계하는 반응을 보였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선관련 질문이 나왔을 때 원장께서 단호하게 '헌법에 부여된 의무대로 임기를 지키고 정치적 중립을 지킬 생각이다'이런 답변을 기대했는데 '다양한 판단이 있을수 있다'고 했다"라며 "저는 공직서 사퇴한 후에 최소한 5년 정도는 지난 후 정치에 입문하는게 맞다고 본다. 제 생각이 지나치나"라고 물었다.

나아가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감사 등 원장님이 취임하셔서 했던 등 감사 사안들이 공교롭게 정치적 시비가 굉장히 많았다"라면서 "이런 것들이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하나하나 의도를 가지고 한게 아니냐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목적을 갖고 감사원장 직무를 수행했다는 강한 비판이다.

공직자들의 출마를 보다 엄격하게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당초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검사·법관의 퇴직 후 일정 기간 공직후보자 출마를 제한하자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는데 최 원장마저 공직을 정치적 목적을 사유했다면 대상 범위를 보다 넓혀 출마를 제한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 아니겠느냐는 지적에서다. 최 원장의 처신은 물론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윤 전 총장에 대한 공세를 위한 주장으로 풀이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최 원장의 이날 대선출마 시사 발언이 나오자마자 공직자 출마금지법을 언급하며 "형사사법과 감사 영역에 종사하는 고위공직자는 퇴직 후 1년간은 출마 금지를 하는 법 개정을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정파적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출마가 이렇게 쉽게 허용되면 재직 시 판단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어느 당으로 출마할 것인지, 어느 정치 세력과 손잡을 것인지 궁리하며 업무를 하고 결정을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생생한 악례(惡例)를 보고 있지 않은가"라며 윤 전 총장으로 총구를 돌렸다.

민주당에선 최 원장의 대선출마가 여당으로선 나쁘지 않은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을 두고 갈팡질팡 행보로 국민의힘과 틈이 벌어진 사이에 최 원장이 이를 치고 들어가는 모양새라는 점에서 국민의힘 내부와 지지자 분열이 당분간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적폐수사'로 어려울 수 있다고 자꾸 최 원장을 새인물로 부추기는 것 같은데 이준석 대표와 윤 전 총장이 최근 신경전을 벌이면서 정권교체에 대한 야권의 단결이 갈라지기 시작했고 최 원장까지 가세하면 상당 부분 균열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의 한 정치인은 "윤 전 총장 한명일 때는 문재인정부와 맞선 상징성에 정당성을 부여해 대선주자로 지지하던 중도층도 최 원장까지 이같은 코스를 밟으면 자리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했다는 여권의 공세가 상당 부분 설득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윤 전 총장으로 정권교체 열망이 모아졌던 야권의 분열과 인물에 대한 의구심 등이 모두 커질 수 있어 여당에겐 호재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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