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꺼낸 '대선기획단' 카드…與 '경선 갈등' 묘책될까

[the300]종합

이원광 l 2021.06.22 19:58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연기론'이 오는 25일 마침내 정리 수순을 밟는다. 민주당 지도부는 경선 연기 여부를 이날 최종 결론내기로 했다. 대통령 선거일 전 180일까지 당 후보를 선출한다는 당헌을 토대로 대선경선기획단(기획단)이 만든 안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설명이다.

당내 대권주자 간 이견이 첨예한 상황에서 '기획단 안'을 중심으로 한 차례 더 의견을 수렴하는 모습을 취한다. 대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이 궁극적인 목표인만큼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 '기획단 안' 보고 25일 최종 결정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2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송영길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심도 있게 논의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에 따르면 기획단은 선거 일정을 포함한 기획안을 오는 25일 민주당 지도부에 보고한다. 이후 민주당 지도부가 기획단이 만든 안을 면밀히 검토해 최종 결정하는 수순이다.

민주당은 이달 21일 최고위에서 공동단장에 강훈식 의원을 임명하고 다른 공동단장 1명은 추후 정하기로 했다. 총괄간사에는 송갑석 전략기획위원장이, 운영분과장에는 서삼석 수석사무부총장이, 홍보소통분과장에는 김원이 의원이 임명됐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23. photo@newsis.com




"기획단, 현행 당헌 토대로 안 만든다"



기획단은 현행 당헌을 기본 토대로 안을 만들 것이라고 고 대변인은 밝혔다. 민주당 당헌 88조 2항에 따르면 대통령후보자 선출은 대통령 선거일 전 180일까지 해야 한다. 다만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8월29일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규정'의 특별당규를 제정하며 해당 당규 1조에 '당헌 88조에 따라 당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당시 전당대회를 전후에 '시스템 정당'을 만들겠다는 전현직 당 지도부의 의지가 담겼다.

고 대변인은 "여러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에 현행 당헌을 기본으로 해서 일정을 짜보고 그 일정이 과연 여러 후보들이 제기한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이 도출되는지 (볼 것)"이라며 "그러한 안인가 보고 그날(오는 25일)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원총회서 '3시간' 걸친 격론



민주당 의원들 간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황을 고려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송영길 대표가 이날 경선 연기 논란을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강했으나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심했다.

'추격그룹'으로 꼽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 의원 상당수가 흥행 등을 이유로 경선을 코로나19(COVID-19) 집단면역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각종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지사 측은 '원칙 있는 경선'을 주장하며 경선 연기를 반대하고 있다.

경선 연기론을 둘러싼 이견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경선 연기 안건을 상정했다.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이낙연계·정세균계 의원 66명이 의총 개최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174명의 소속 의원 중 대다수인 134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 가량 진행된 의총에서는 경선 연기 여부를 놓고 찬성파와 반대파 의원들간 치열한 토론 및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의총 시작부터 의총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지도부는 비공개 전환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김종민, 홍기원 의원이 찬성 토론을, 김병욱, 김남국 의원이 반대 토론을 각각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당내 갈등' 당분간 지속…'기획단 안' 묘책될까



신경전도 거셌다. 송 대표는 이날 의총 종료 직전 "이 전 대표도 '180일 전' 룰대로 하자고 확실히 얘기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대표 측 오영훈 민주당 의원은 즉각 반박 입장문을 냈다. 오 대변인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해 5월 안규백 당시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장은 당내 대선 후보들에게 당헌 88조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당시 이 전 대표는 "당 지도부가 결정을 해야 할 일이니 지혜를 모아달라"는 원론적 답을 했다는 설명이다.

당 지도부가 이날 경선 연기를 두고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당내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가 열리는 동안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의원들 중심으로 당무위원회 개최를 위해 서명을 받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최고위가 경선을 예정대로 치르자고 결론낼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 대변인은 "여러 문제 제기 중 현재 '180일 안'을 가지고는 흥행이나 대선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주장들이 있는 반면 '180일 안'으로 가는 게 우리 당의 경쟁력과 내부 단결을 위해 더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그렇다면 (대선) 180일 (전 후보 선출 기준을) 놓고 선거의 구체적 일정이 어떻게 되느냐 등을 좀 더 구체적으로 검토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설훈 의원이 “의원총회를 비공개로 하지말고 공개로 하자”는 발언과 관련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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