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본소득 공개 "청년 年200만원…전국민 100만원 지급"

[the300]최종목표는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수준인 월 50만원(종합)

이원광 l 2021.07.22 10:24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달 1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간판 정책으로 꼽히는 '기본소득' 정책이 베일을 벗었다. 이 지사가 단계적 시행을 토대로 기본소득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는데 대선 정책으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기 내 전국민에게 한해 최소 100만원을 시한부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국민 동의를 전제로 한 최종 목표는 기초생활수급자의 생계비 수준인 월 50만원이다.



이재명 "2023년 25만원씩 2회…임기 내 1인당 100만원"



이재명 지사는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이재명 경선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저 이재명이 기본소득을 국가정책으로 도입해 조세저항을 최소화하며 저부담·저복지 국가에서 중부담·중복지 국가로 가는 대전환의 길을 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표 기본소득'은 단기적으로 전국민에게 한해 1인당 10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4인 가구 기준 4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기본소득 스케줄'도 공개했다. 임기 개시 다음연도인 2023년부터 25만원씩 1회로 시작해 임기 내 최소 4회 이상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회당 지급금액은 지난해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씩 지급됐던 1차 재난지원금을 참고했다고 이 지사는 설명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제1회의실에서 열린 '2021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청년 기본소득' 병행 추진…"보편 기본소득 외 100만원"



기본소득 '투트랙' 전략도 밝혔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소액에서 시작해 고액으로 확대하는 보편 기본소득 외 청년 등 일부 계층이나 농촌 등 일부 지역에서 시작해 대상을 확대하는 부분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청년 기본소득' 정책이 대표적이다. 취약계층이 된 19~29세 청년들에게 전국민 기본소득 외 한해 1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보편 기본소득과 청년 기본소득이 정착되면 청년들은 19세부터 11년간 모두 2200만원의 기본소득을 받게 되고 학업과 역량 개발 등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을 것으로 이 지사는 보고 있다.

이 지사는 "2016년 시작한 성남시 청년배당, 2018년 시작한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으로 만 24세 청년은 분기별 25만원씩 연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받는다"며 "적다면 적은 돈이나 청년들의 삶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활비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청년들이 학습 및 자기 계발 시간이 늘어나 미래를 준비하고 꿈꿀 수 있다"고 했다.

이 외에 △농민 △노인 △아동청소년 △장애인 △문화예술인 △위기지역 등 다른 분야의 부분 기본소득은 추후 해당 분야 공약 발표 시 공개할 예정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본소득의 최종목표 금액은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수준인 월 50만원이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은 충분한 검증과 재원확보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일시 전면 시행은 불가능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시작해 점진적,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달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국민체육센터에 설치된 수원시 코로나19 백신 3호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 백신 접종을 마친 고3 학생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재원은?…재정구조개혁·예산절감 등 연 25조원, 조세감면 축소 연 25조원



재원 구상도 마쳤다. 이 지사는 재정구조 개혁과 예산 절감, 예산 우선순위 조정, 물가상승률 이상의 자연증가분 예산, 세원 관리 강화 등 일반재원으로 연간 25조원을 확보할 것으로 봤다.

이어 연간 60조원 규모의 조세감면분을 순차적으로 축소해 25조원을 추가 확보한다. 이어 기본소득토지세, 탄소세 등 긴급한 교정과세분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지사는 "토지공개념실현, 불로소득 차단,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해 국토보유세를 부과해야 한다"며 "국토보유세의 1%는 약 50조원인데 조세저항이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징수세 전액을 국민에게 균등 지급하는 기본소득목적세를 하면 약 80%~90%의 국민이 내는 세금보다 받는 기본소득이 더 많은 순수혜자가 되므로 조세저항 최소화, 양극화 완화, 경제 활성화, 투기 억제 등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 목표로 차기 임기 내에 시행을 장담하기 어렵지만 기본소득 정책의 효능 증명으로 국민적 합의의 토대가 만들어지면 일반적 기본소득목적세 도입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달 18일 한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대통령 직속 기본소득위 설치…국민 공감 기반, 점진적·단계적 시행



이 지사는 또 사회적 합의를 위한 대통령 직속 국가 기본소득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공감을 기반으로 기본소득 정책을 점진적, 단계적 시행한다는 취지다.

이 지사는 "대한민국은 경제는 선진국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복지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절반 정도에 그치고 조세부담률도 현저히 낮다"면서도 "국민 대다수가 증세로 인한 부담보다 받는 혜택이 더 많다고 확신하신다면 증세에 대한 국민의 동의도 얻을 수 있을 것"고 말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이 1호 정책인 공정경제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해 전 국민에게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의 경제효과를 상기해보자"며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 유지와 지속 발전을 위해서도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사회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공동체 유지를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등 글로벌 CEO들도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며 " 경제적 기본권에 기초한 기본소득은 기존 복지정책에 더하여 온 국민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저 이재명은 불가능한 약속을 하지 않았고 한번 한 공약은 반드시 지켰다"며 "기본소득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양극화가 극심해진 미래 사회에 국민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며 시장경제를 살리는 가장 유효한 핵심정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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