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니다!" 이재명 '추진력' 극대화…친문 지원 사격 기대

[the300]경기도 '100% 재난지원금' 확정(종합)

이정혁 l 2021.08.13 13:31
13일 오전 경기도청 재난상황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용철 행정1부지사를 비롯한 관련 실·국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영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경기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일 당 안팎의 반발을 뚫고 '경기도민 재난지원금 100% 지급'을 밀어붙였다. '지방자치 자율성'이라는 명분과 함께 올 초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 찬성한 사안임을 부각함으로써 당의 주류인 친문(친문재인)의 지원사격도 요청했다.

이 지사의 대선 슬로건인 '이재명은 합니다!'에 재난지원금이라는 민감한 키워드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강력한 추진력을 극대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청에서 '전 도민 제3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발표하고 "경기도민의 의사와 세금으로 자체 결정한 것"이라고 일각의 각종 지적을 일축했다.

기자회견 직전 이낙연 전 대표는 "다른 시·도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는데 이를 의식한 듯 이 지사는 "타 시도민과의 형평성 문제는 재난지원금이 필요한 타 시도가 하면된다"고 간단히 정리했다.

'당정청 합의 무시'에 대해서는 "오히려 지방자치를 무시하는 주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도 연초 기자회견에서 중앙정부 지원정책과 별도로 지방정부가 자체로 지원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

이는 친문을 등에 업고 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집중 견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발 더 나아가 경기도가 자체적으로 명명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특히 '이재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추진력'을 제대로 과시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대선 출마 당시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가 첫 일성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다만 향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지사 사퇴론'은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지난 6일 당 선거관리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사실 이재명 후보가 지사직을 갖고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지 않으냐"며 지사직 사퇴를 거론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 100% 지급은 매표행위라는 지적이 있다'라는 질문에 "매표행위? 그렇다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정부도 매표행위를 한 것이 아니냐"며"문제 제기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다소 흥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이 지사의 발표와 관련해 이낙연 전 대표 외에 직접 입장을 내놓은 주자는 없다. 다음 주 TV토론에서 지사직 사퇴를 둘러싼 '명낙대전'이 재현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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