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오차범위밖 1위인데 '정권교체'는 55.3%…혼돈의 대선

[the300][머니투데이-한국갤럽 정기 여론조사]

박종진 l 2021.09.15 15:00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정기 여론조사를 실시합니다. 격주로 수요일마다 발표합니다. 한국갤럽에 의뢰해 응답자와 직접 대화하는 전화 면접 100% 방식으로 진행하며 통신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사용해 신뢰성을 높였습니다. 여론의 흐름을 보다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계속하겠습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진행된 차기 대통령 지지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3강을 형성한 홍준표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에서는 윤 전 총장을 누르고 선두에 올랐다.

이 지사는 양자 대결에서도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에게 우세했다. 하지만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응답은 55%를 넘어섰다. 후보들의 전략과 대응에 따라서 얼마든지 뒤집힐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15일 머니투데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7명(신뢰수준 95% 오차범위 ±3.1%포인트)을 대상으로 13~14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지사가 29.3%, 윤 전 총장이 22.7%, 홍 의원이 15.5%의 응답을 얻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5%, 유승민 전 의원 2.7%, 추미애 전 장관 2.2%, 최재형 전 감사원장 1.9% 순이었다.

이 지사는 20대(17.7%)와 60대 이상(19.5%)에서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민주당 경선의 핵심인 호남에서는 39%로 24.2%에 그친 이 전 대표를 상당한 격차로 이겼다. 윤 전 총장은 60대 이상(41.8%)에서 강한 지지를 받았다. 최근 젊은 층으로부터 관심을 받는 홍 의원은 20대(31.1%), 30대(21.3%)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다만 여성 지지율은 8.8%에 그쳐 남성 지지율(22.3%)과 차이가 컸다.

민주당 후보 적합도에서는 이 지사가 43.9%로 27.3%인 이 전 대표를 크게 앞섰다. 승부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호남에서는 이 지사가 47.9%, 이 전 대표가 37.7%였다. 명절 이후인 25, 26일 치러지는 호남 경선에서 이 지사는 대세론 굳히기, 이 전 대표는 역전을 노린다.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에서는 홍 의원이 32.6%로 윤 전 총장(27.5%)에 오차범위 이내에서 앞섰다. 유 전 의원 13.1%,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2.7%, 최 전 원장 2.5% 순이었다. 홍 의원은 20대(45.1%)와 30대(40.1%) 지지율에서 10%대에 그친 윤 전 총장을 압도했다.

지지 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는 홍 의원이 34.4%, 윤 전 총장이 6.6%를,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는 홍 의원이 34.6%, 윤 전 총장이 51%로 각각 집계됐다. 이 같은 차이에 대해 홍 의원은 확장성에 강점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윤 전 총장 측은 역선택 가능성을 의심해왔다.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이 지사가 앞섰다. '이재명 대 윤석열'은 46.5%와 42.1%, '이재명 대 홍준표'는 46.9%와 38.6%로 나타났다. 또 '이낙연 대 윤석열'은 42.8%와 42.5%, '이낙연 대 홍준표'는 40.7%와 45.2%였다.



그러나 이 지사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것과 별개로 정권교체 여론이 우세했다.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7.6%에 그쳤지만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대답은 55.3%에 달했다. 문재인 대통령 직무 수행에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8.3%로 '잘하고 있다'(38.5%)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많았다. 정당 지지율도 국민의힘이 40%로 민주당 33.9%를 앞섰다.

그만큼 현 정권과 집권 여당에 국민적 불만이 많다는 뜻으로 향후 대선 판도가 요동칠 여지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소위 '고발사주' 의혹 등 윤 전 총장과 야당을 덮친 논란에 어떻게 대응할지 등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30세대에서 인기몰이 중인 홍 의원이 지지세를 40대 이상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이 지사로서는 호남 경선을 바탕으로 대세론을 이어가야 하고 다른 주자들로서는 반전을 꾀해야 한다. 전날 밤 전격적으로 캠프 해체를 선언하고 새로운 선거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힌 최 전 원장도 이 같은 맥락이다.

명절 이후 민주당 최종 후보가 결정될 다음 달 10일까지가 1차 분기점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추석 지나고 호남권에서 이 지사가 1등을 한다고 해도 누적 과반을 못 넘기면 결선을 갈 수 있고 변수가 많아진다"며 "궁극적으로는 (양당) 최종후보가 결정되면 흩어져 있던 표들이 모이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국민들의 투표 의지는 매우 강하게 나타났다. 내년 대선 투표 여부를 묻는 질문에 '반드시 할 것이다'가 86.1%, '아마 할 것 같다'가 10.5%로 96.6% 응답자가 선거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정치 성향별로는 보수층 90.6%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혀 중도(83.2%)나 진보층(85.5%)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6156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1007명이 응답했다. 응답률은 16.4%다. 유·무선 전화 인터뷰로 조사했으며 무선 85.5%, 유선 14.5%다. 표본은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및 유선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했다. 올해 8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기준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방식으로 가중값을 산출,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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