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80억 '한남더힐'까지…"주식 대박나 집샀다" 1년간 3.5배↑

[the300][코로나시대 주택 구매]①임대수익 목적 27.2%…"부동산 투기·집값상승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박소연 l 2021.09.17 05:00

주식 매각대금을 이용해 주택을 매입한 이들이 1년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라 유동성이 풍부해지며 국내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은 반면 집값이 급등하고 실물경기가 침체된 데 따른 기현상으로 분석된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세부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체 주택 매입자금의 80% 이상을 주식 매각대금으로 조달한 이들은 2019년 223명에서 2020년 771명으로 약 3.5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증가세는 더욱 심해져 올해(5월 기준) 주택 매입자금의 80% 이상을 주식 매각대금으로 조달한 이들은 총 670명으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간 주식 매각대금으로 주택을 구입한 인원에 육박했다.

2018년부터 올해 5월까지 주식 매각대금을 이용한 주택 구입 내역을 분석해 보면, 연령별로는 40대가 548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522명, 30대 324명, 60대 323명, 70대 이상 133명 등이다. 40대 이상이 주식 매각대금으로 집을 산 이들의 80.6%를 차지했다. 반면 20대는 39명, 만 19세 이하 미성년자는 5명으로 소수에 불과했지만, 그 수는 2020년 이전보다 각각 4.6배, 4.0배 증가하는 등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상장법인 주식을 소유한 20대가 2019년 38만2000명에서 2020년 107만1000명으로 68만9000명이 증가하고, 30대 역시 2019년 107만2000명에서 2020년 181만2000명으로 74만명이 증가하는 등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MZ세대(1981-2010년생)가 급증한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주식 매각대금을 이용해 주택을 구입한 사례 가운데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된 집은 올해 2월 80억원에 거래된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소재 고급 아파트 한남더힐이었고, 이 주택을 구입한 A씨는 주택 매입자금 80억원을 모두 주식 매각대금을 통해 조달했다.

특히 한남더힐은 2018년부터 지난 5월까지 주식 매각대금을 이용해 거래된 건수가 총 17건으로 해당 기간 아파트 청약이 진행된 영등포구 신길동 소재 더샵 파크프레스티지(142건)와 특정 개인들이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소재 도시형생활주택 건물 전체를 매입한 사례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거래건수를 기록했다.


주식 매각대금으로 주택을 구입한 이들의 상당수는 본인이나 가족이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임대수익을 올리기 위한 목적의 주택 구매자도 전체의 27.2%(516명)로 파악됐다.

특히 주택을 임대할 목적으로 구입한 이들은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10명)나 에이아이디차관주택(4명),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4명), 송파구 잠실동 주공아파트(3명) 등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거나 추진 예정인 아파트 단지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주식 매각대금을 이용한 주택마련이 최근 급증한 것은 코로나 발발 이후 달라진 경제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자, 그만큼 주택 자금 마련이 어렵다는 현실의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3대 자산인 주식과 부동산, 채권의 사이클이 조금씩 다르다"며 "코로나로 주가지수가 크게 오르면서 이익을 실현한 후 부동산으로 옮겨간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주택은 투자재일 뿐 아니라 소비재인데,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단 집을 만들어놓고 주식투자를 하려는 경향이 강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병훈 의원은 "주식 수익으로 주택을 구매한 이들 대부분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실수요자들이었지만 일부는 임대수익과 재건축 사업 추진 등으로 인한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했다"며 "주식시장에서 유입된 자금이 부동산 투기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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