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경선날 '50억 퇴직금' 터져…이재명, 대장동 의혹에 반격

[the300]

이원광 l 2021.09.26 17:2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북 합동 연설회에 참석해 장내로 들어서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 자신이 연관된 논란에 대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해당 사업 과정에서 설립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거액의 성과급을 받았다는 점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기존 주장에 힘을 실었다. '호남대전' 후반전으로 꼽히는 전북 지역 순회 경선이 벌어지는 시점에서다.

이 지사는 26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지금 나오는 국민의힘 관련자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밝혔다. 곽 의원 아들 곽씨의 SNS 글에 따르면 곽씨는 2020년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원의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2021년 3월 퇴사 전 50억원을 받는 것으로 계약이 변경됐다. 이후 2021년 4월 원천징수 후 약 28억원을 받았다.

이 지사는 곽씨가 이같은 거액의 성과급을 받은 점 등을 근거로 대장동 사업 관련 각종 의혹을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이 아니었으면 성남시가 공공개발로 개발이익을 100% 환수했을 것이고 민간개발을 기대하며 수백억원 선투자했던 투기세력은 공중분해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또 해당 금액이 대가성으로 곽씨를 거쳐 다른 곳으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지사는 "50억원은 원유철 의원의 고문료처럼 박근혜 정부와 국민의힘이 성남시 공공개발을 저지해 준 대가성 뇌물의 일부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대장동 사업에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두고 "적반하장"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전북 완주 우석대 체육관에서 열린 전북 지역 순회 경선에서 "도적떼가 경비에게 '왜 도적 못 막았느냐', '왜 그것 밖에 못 지켰냐'고 한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의 이같은 공세는 민주당 경선 중반 이 지사를 겨냥했던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에 분기점을 마련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몇몇 특정 개인 등이 수천억원의 수익을 올린 대장동 개발은 논란 초기부터 각종 의혹이 성남시장이었던 이 지사를 향했다. 그러나 곽 의원 아들이 거액의 퇴직금 등을 받은 사실이 공개되면서 여론의 시선은 국민의힘을 향하고 있다.

'50억 퇴직금' 논란은 향후 이 지사의 경선 행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관련 논란이 전북 경선을 앞둔 26일 오전 불거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시선도 있다.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고 본선에서도 강한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민주당의 뿌리인 호남의 지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이날 "국민의 힘에 경고한다. 도적떼 선동에 넘어갈 만큼 세상이 그리 어리석지 않다. 정신 차리고 제 발등 그만 찍으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니 그냥 계속하시라.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의 '사회주의자'식 공격 우려로 망설이던 개발이익 국민환수제를 과감히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순회 경선 광주·전남 합동연설회가 이달 25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열리고 있다. 기호 1번 이재명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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