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반도체는 韓 경제 버팀목"...'경제대통령' 부각 총력

[the300]"경기 남부를 글로벌 반도체 허브로"...삼성전자 등 '친기업' 행보

이정혁 l 2022.01.24 15:0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경기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걸어서 민심 속으로'의 일환으로 경기 안성시 명동거리를 찾아 연설을 마친 후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2022.1.23/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의 쌀이자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발표한 경기도 공약을 보면 새해 들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위기에 강한, 경제 대통령'을 전면 부각하려는 의지가 읽힌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만큼 경제 이슈로 중도층 표심을 자극해 설 연휴 전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경기도 지역 공약서 '반도체 육성론' 부각..."경기 남부를 반도체 허브로"


이 후보는 이날 경기도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GTX(광역급행철도) 신규노선을 추가하고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맞춤 정책' 속에서 "경기 남부를 글로벌 반도체 허브로 만들겠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평택시(삼성전자)와 이천시(SK하이닉스)에 세계 최대 메모리 생산라인이 가동 중인 것을 감안한 공약이지만 각론을 들여다보면 이 후보가 강조하고 있는 '기술주도권 확보', '첨단산업 육성'과 맞닿아 있다. 지난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 글로벌 패권경쟁을 비롯해 △감염병 위기 △저성장·양극화 △기후위기를 '4대 위기'로 제시한 것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후보는 "용인은 반도체 국가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조성하고 반도체 배후도시로 조성 중인 용인 플랫폼 시티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화성, 오산, 기흥, 평택, 이천을 반도체 거점 단지로 육성해 경기 남부를 글로벌 반도체 허브로 만들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어 "안산 강소연구개발특구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ICT(정보기술통신) 융복합 부품소재 혁신 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며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에는 디지털 기반 공정혁신 시뮬레이션 지원센터 구축에 힘을 싣겠다"고 반도체 중심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 확대를 약속했다.


"대통령 퇴임 후 가장 듣고 싶은 말? 경제 살린 대통령"...설 전 중도층 표심 자극


(이천=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경기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 버스) '걸어서 민심 속으로'의 일환으로 경기 이천시 이천중앙로문화의거리를 찾아 즉석 거리연설을 하고 있다. 2022.1.24/뉴스1

전날 이 후보는 경기도 안성시를 찾아 "대통령 퇴임 이후 가장 듣고 싶은 평가가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면서 "제가 낸 결론은 '경제가 다시 살아나게 한 대통령'"이라고 했다.

같은 날 유튜브 채널 '이재명TV'를 통해서는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의 대담을 공개했다. 이 후보는 "친노동이면 반기업인가. 친노동이 곧 친기업이고 친경제"라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의 반(反)기업 정서 관련 의견을 묻는 박 전 회장의 질문에는 "기업이 없으면 시장과 경제가 없어진다"며 "반기업 정서가 아니고 '반기업인' 정서인 것 같다. 기업인의 (각종 부정이나 비리) 행태에 대한 반감이 투영된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이같은 행보는 '30%대 중반'에 갇힌 지지율 돌파 일환 중 하나로 보는 시각이 많다. 최근 들어 윤 후보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중도층 표심 일부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당초 민주당 지도부 목표는 '설 연휴 전 지지율 40% 후반대 안착'이다. 기존 노선대로라면 민심이 대이동하는 설 이후 지지율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따라 경제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토론이 남아있는 등 일대 반전의 여지는 충분하다"며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보여주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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