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에 '눈물' 이재명 "인격 부족하지만 조금만 살펴달라"

[the300]

성남(경기)=이정현 l 2022.01.24 17:08
[성남=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시민들과 만나 연설을 하고 있다. 2022.01.2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어렷을 적 가족과 살던 동네를 찾아 눈물을 흘렸다. 이 후보는 억울한 사람이 없어야 하고 삶에 희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2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시장을 찾아 가족 이야기를 꺼냈다. 이 후보는 "여기가 바로 이재명과 그의 가족이 생계를 유지했던 곳"이라며 "싸락눈 내리던 새벽에 걸어올라와 세들어 살 집을 갔는데 길이 진창이라 신발이 자꾸 벗겨졌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아버지는 이 시장에서 청소 노동자로 일하셨고 어머니는 공중화장실에서 10원, 20원 받으며 지켰다. 어머니께서 화장실에 출근하시기 전에 제 손을 잡고 공장에 바래다 줬다. 그래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어머니와의 추억을 언급하며 이 후보는 눈물을 쏟았다. 이 후보는 "밤늦게 야간 철야작업 끝나고 오면 (어머니는) 그 오랜 시간 일하시고 나서도 아들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줬다"며 "아직도 그때 함께 일하던 사람들은 여전히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고 위험 속에서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좌절해서 이 세상을 포기하고 싶은 사람이 없는 세상, 열심히 일하면 기회가 주어지고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지는 세상을 만들고 싶지 않냐"며 "저도 공장에서 다쳐 팔이 장애가 되고 앞날이 너무 캄캄해서 다른 선택을 생각해보고 실행해본 일이 있던게 바로 이 뒤 반지하 집이었다"고 고백했다.

자식의 성공만을 바랐던 어머니께 판검사가 아닌 변호사를 하겠다고 말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열심히 일했고 깨끗하게 살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지금 이 자리까지 왔지만 상처가 너무 많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저희 가족 여덟 사람이 반지하방에 살았다. 그래도 남의 것을 탐하지 않았다"며 "최선을 다해서 우리 능력만큼 노력하고 가지려 했다. 시민운동을 할 때도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을 사적인 이익을 위해 쓰는 부패한 정치와 행정을 감시하기 위해 시민운동을 하다가 시장이 됐다"며 "병원만들기 운동하다 잡혀서 처벌받았고 분당에 부패행위 막다가 감옥에 갔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통화 욕설 녹음파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시민이 시키는대로 열심히 했고 부정부패 못하게 막았고 공정하게 권한 행사하도록 공무원 지휘를 잘했다"며 "그런데도 저를 가만 놔두지 않다가 결국은 가족을 동원해 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형제중 한 형제를 성남시의회 비례대표 공천 주겠다, 이재명 쫓아내면 시의회 의장 시켜주겠다고 작업하고 유혹해서 그 형님이 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결말이 두려워서 다 막았다. 공무원들 전화도 못받게 했더니 어머니를 통해 저와 통화하겠다고 어머니 집을 찾아갔다"고 했다.

이 후보는 "어머니가 왜 그런지 아니까 전화연결을 안해줬다. 그랬더니 어머니를 집에 불질러 죽인다고, 교회에 불지른다고 협박하자 어머니가 제게 전화했다"며 "그게 시작이었다. 어머니가 집에 들어가질 못해서 제 아내가 찾아가 병원에 가서 검사하자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근데 거기서 어머니의 어디를 어떻게 한다 이런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참혹한 얘길 했다"며 "저에게 어머니는 하늘이다. 그 어머니의 어디를 어떻게 하다니 제가 화가나서 전화했다. 그랬더니 이런 철학적 표현도 이해 못한다고 저를 조롱해 제가 욕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가 욕한점 잘못했다. 제가 인격이 부족하다"며 "다시는 이런일 일어나지 않는다. 제가 잘못했다. 이제 이런 문제로 우리 가족 아픈 상처를 그만 헤집어달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이 공무에 관여하면 그게 친인척 비리고 시정개입이고 결코 해선 안될 일이다. 그걸 막느라 벌어진 일"이라며 "최소한 우리 형제들이 시정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공정하게 시정을 수행하려고 노력했던 점을 조금만 조금만 살펴달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이 하는 정치에는 저의 삶이 다 투영돼 있다"며 "서민의 삶과 이재명의 참혹한 삶이 투영돼 있다. 앞으로도 여러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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