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盧 '사람 사는 세상' 저의 꿈"...PK서 '친노' 결집 호소

[the300]이날 '文 정부 차별화' 메시지 없이 친노-친문 결집 전략

이정혁, 김해(경남)=김지영 l 2022.02.06 15:13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노 전 대통령의 꿈이고 문재인 대통령의 꿈이고 저 이재명의 영원한 꿈이다."

대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앞에서 '사람사는 세상'을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유지인 국가균형발전을 잇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PK(부산·울산·경남) 표심에 호소했다. 현 정부와 차별화 메시지는 강조하지 않아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의 대결집을 호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서 '남부 수도권 구상' 발표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남부 수도권 구상'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균형발전 성장을 위한 국토 대전환은 더 이상 지역을 위한 배려도 시혜도 아니다. 국가의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피할 수 없는 핵심 과제"라며 "이제 대한민국의 지도에는두 개의 커다란 수도권이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곳, 대륙과 해양의 출발지이자 종착지인 남부 수도권을 싱가포르를 능가하는 국제금융과 무역, 미래형 첨단산업의 허브로 재탄생시키겠다"며 "남부 수도권을 성공적으로 부흥시켜 수도권 외바퀴였던 경제를 중부권과 남부권이 함께 발전하는 '두 바퀴 경제'로 반드시 바꾸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대중(수도권 동북아 중심 구상), 노무현 정부(충청권 행정수도) 정부의 적통임을 자처하며 "이재명은 두 분 대통령님의 뜻을 창조적으로 계승해 '남부 수도권'이라는 비전을 완성하고 대한민국을 세계 5대 강국의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부산광역시 9대 공약'을 발표할 때는 "노무현 대통령님이 꿈꾸고 문재인 대통령님이 약속한 부울경 메가시티의 중심으로 부산의 위상을 다시 세우겠다"고 친노와 친문의 동시 결집을 호소하기도 했다.


친노-친문 대결집 호소...이날 만큼은 '文정부 차별화' 메시지 없어


[부산=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부산상공회의소를 방문해 '부산상공회의소와 함께 부산 경제 다시 살리겠습니다'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2022.02.06. photocdj@newsis.com


이 후보가 대선이 한 달 남은 시점에 PK 공략에 나선 것은 자신의 취약 지역 민심을 훑고 친노-친문 대결집을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평소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부각했지만 이날 만큼은 그런 메시지가 보이지 않은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대선에서 TK(대구·경북) 40%, PK 50%라는 득표를 목표로 세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숫자다. 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PK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8.2%)가 이 후보(36.5%)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계열 후보의 PK 득표율은 △16대 노무현 29.1% △18대 문재인 38.2% △19대 문재인 36.3%다. 이 지역이 더 이상 '보수 텃밭'은 아니기 때문에 당선권에 들기 위해서는 최소 30% 이상의 득표가 담보돼야 한다.

이날 이 후보가 PK에 특화된 '메가 경제성장' 공약을 내놓고 친노-친문 지지층 결집을 이끌어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후보는 봉하마을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을 우리가 기다린다고 오지는 않는다"고 외쳤다.

이 후보는 "(남부 수도권 정책은) 노 전 대통령이 꿈꾼 자치와 분권 지역균형발전이다. 제가 반드시 실천·실현 하겠다"며 "(노 전 대통령의)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 저 이재명이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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