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정위원장에 사상 첫 '판사 출신'…금융위원장은 김주현

[the300]

박종진, 유선일 l 2022.05.04 15:09
(춘천=뉴스1)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일 강원 춘천역을 방문해 철도 인프라 구축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GTX-B 노선 춘천 연장과 춘천과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의 조기 완공 등 대선 주요 공약의 이행을 약속했다. 2022.5.4/뉴스1

윤석열 정부의 첫 공정거래위원장은 판사 출신 인사가 맡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념을 떠나 민간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만큼 '개입'보다는 조정과 균형에 방점을 찍는 차원에서 경쟁당국 수장에 경제학자가 아닌 판사 출신을 기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익수 김앤장 변호사 등이 후보다. 판사 출신이 공정위원장에 임명되는 것은 1981년 공정위 출범 이래 첫 사례다. 새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에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판사 출신 공정거래 전문가를 공정위원장으로 내정하기로 하고 마지막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윤 당선인이 판사 출신 인사를 공정위원장으로 임명하기로 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경제학자 출신 공정위원장을 잇달아 임명하면서 공정위가 경쟁 촉진 등 본연의 역할에 소홀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 초대 공정위원장이었던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현재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경제학자 출신이다. 김 전 위원장과 조 위원장은 각각 재벌개혁과 온라인 플랫폼 시장 공정거래 확립 등에 정책 역량을 기울여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다른 부문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공정위원장의 성향에 따라 공정위 업무가 휘둘렸다는 비판적 평가가 있었다.

첫 공정위원장 후보로는 홍대식 서강대 교수가 거론된다. 홍 교수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0년 사법시험에 합격(사법연수원 22기)했다. 춘천지방법원·서울지방법원 등에서 판사로 근무했으며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로도 활약했다. 공정위 경쟁정책 자문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분쟁조정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올해 1월부터는 한국경쟁법학회장을 맡고 있다.

또 다른 후보는 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일한 박익수 변호사가 꼽힌다. 박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7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9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서울지방법원 등에서 판사로 재직하다 2002년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변호사는 2006~2008년에 공정위에서 심결지원2팀장, 협력심판담당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박 변호사가 공정위 사건에서 피심인 기업을 대리하는 법무법인(김앤장)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서울=뉴스1)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외부일정을 마치고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집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2022.5.3/뉴스1

판사 출신 공정위원장이 탄생할 경우 공정위 출범 이래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지난 1981년 출범한 공정위는 현 조성욱 위원장을 포함해 총 20명의 위원장이 거쳐 갔는데 이들은 대부분 관료·학계 출신이었다.

아울러 새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에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최종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을 시작해 재무부를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2012~2015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역임한 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로 일했고 지난 2019년부터 여신금융협회장을 맡고 있다. 온화한 성품에 동료들로부터 신망이 두텁고 확고한 시장경제 원칙을 지녔다는 평가다. 작은 정부와 시장 중심의 국정운영 철학을 가진 윤석열 정부의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알맞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원장과 공정위원장은 모두 임기가 3년으로 정해진 장관급 자리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임기가 2년 이상 남았고,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올해 9월 임기를 마친다. 그러나 역대 정부에서 금융위원장·공정위원장이 차기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스스로 사표를 제출해온 점에 비춰볼 때 고 위원장과 조 위원장 역시 전례를 따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석열 정부는 10일 출범 이후 금융위원장과 공정위원장 내정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관계자는 금융위원장 등의 임기 보장 사안과 관련해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전례와 관례대로 사안들이 진행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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