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윤석열 정부, 격랑 뚫고 미래로 향한다

[the300]

박종진 l 2022.05.09 16:50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서 참석자들을 바라보고 있다.(공동취재) 2022.5.6/뉴스1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임기가 10일 시작된다. 5년간 대한민국호를 이끌 새 선장 앞에 펼쳐진 현실은 엄혹하다. 내우외환의 파도가 거세다. 코로나가 할퀸 일상을 회복하는 일부터 난제다. 재정지출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고금리와 공급망 위기는 수출중심의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를 옥죈다. 고조되는 북핵 위협과 미중관계 틈바구니에서 외교안보의 방향타도 절묘하게 잡아야 한다.

10일 0시 윤 대통령 당선인은 합동참모본부의 첫 보고를 받는 등 국군통수권자로서 권한을 이양받는 절차를 밟으면서 임기를 개시한다. 청와대를 시민에게 개방하고 용산 시대를 여는 첫 대통령이다. 오전 11시 국회에서 취임식을 열고 이후 용산 새 대통령 집무실에서 업무를 본다. 취임사에서는 나라 안팎의 위기를 극복할 본인의 국정 철학을 역설한다.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기초로 소통과 통합,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향한 혁신 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직후부터 숨 가쁜 일정이 진행된다. 우선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부터 제출해 처리해야 한다. 약 35조원 안팎으로 소상공인 등에게 최대 1000만원까지 보상하는 안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대응도 시급한 과제다. 치솟는 물가와 금리 탓에 민생경제와 부채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돈을 써야 할 곳은 많은데 돈줄을 통제해야 하는 딜레마가 윤석열 정부 경제팀이 떠안은 숙제다.

외교안보 일정도 긴박하다.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달 21일 회담이 예정됐다. 취임 후 11일만으로 역대 가장 빠른 한미정상회담이다. 이어 윤 대통령은 방미 등 본격적인 외교 일정에 나설 예정이다. 북한의 동향도 예사롭지 않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7차 핵실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국내 정치 상황이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물론 5명을 제외한 나머지 장관 후보자들을 임명하지 못한 채 정부가 출범한다. 민주당은 당초 합의를 뒤집고 하반기 국회 원구성에서도 법제사법위원장을 내놓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강대 강 대결 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사실상 새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할 입법 지원을 받기 어려운 처지다. 취임 20여일 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 결과도 변수다. 국정운영 동력에 탄력을 받느냐가 달렸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대통령 취임식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행사 준비 인원들이 막바지 작업을 하고있다. (공동취재) 2022.5.9/뉴스1


관건은 소통과 협치다. 본격화될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하려면 진영과 세대 등으로 갈라진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특히 정치권을 넘어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여소야대의 윤석열 정부가 민주당의 협조도 이끌어낼 수 있다. 소통을 강조해온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보여준 모습은 긍정적이다. 역대 어느 당선인보다 스스럼없이 취재진과 대화했고 주요 내용은 직접 국민 앞에 브리핑했다.

윤 대통령 당선인측 핵심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는 국익 중심으로 오직 나라의 미래만 보고 갈 것"이라며 "끊임없이 국민과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소야대는 분점정부를 뜻하는데 분점정부라고 성과가 꼭 안 좋은 건 아니다"라며 "지금까지는 민주당의 공세에 대응하다 보니 대결적 자세를 보여왔지만 이제는 분점정부 성공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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