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강남구청장 후보 '조성명' 공천 확정… 서명옥·이은재 '반발'

[the300]

서진욱 l 2022.05.13 16:22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 2번째)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3/뉴스1


6·1 지방선거의 서울 강남구청장 후보 공천을 두고 국민의힘이 내분에 휩싸였다. 당 지도부가 경선에서 승리한 서명옥 전 강남구보건소장과 최종 경선에 오른 이은재 전 국회의원을 배제하고 조성명 전 강남구의회 의장을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잡음이다. 서 전 소장과 이 전 의원은 국회로 찾아와 당 지도부 결정의 부당성 규탄에 나섰다.



당 최고위, 조성명 전략공천 의결… 2차경선 서명옥·이은재 공천배제


조성명 전 강남구의회 의장. /사진=조 전 의장 블로그.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조 전 의장을 강남구청장 후보로 전략공천하기로 의결했다.

이준석 대표는 공천 관련 내분에 대한 질문에 "잡음이라고 할 사항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 이번 지방선거 공천은 선대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경선 위주로 잘 진행됐다고 판단한다"며 "마지막에 강남구청장 공천으로 여러 이야기가 나온 건 막판 경선 과정이 과열돼 경선 결과의 왜곡을 가져왔던 선거운동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앞서 서 전 소장은 강남구청장 예비후보 경선에서 이 전 의원과 2차 경선을 펼친 끝에 승리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이 서 전 소장 측에서 '이 전 의원이 국회 예산을 빼돌리다 사기 혐의로 고발당해 벌금 500만원을 부과받았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 고발하면서 당 공관위와 최고위가 서 전 소장의 공천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최고위는 전날 비공개 회의에서 서 전 소장과 이 전 의원 모두 배제하고 공천을 신청한 14명 중에서 조 전 의장을 전략공천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서 해당 결정을 최종 확정했다. 조 전 의장은 앞선 경선에서 1차 컷오프돼 여론조사 대상으로 포함되지 못한 인사다. 조 전 의장은 한나라당 서울시당 부대변인, 18대 대선 박근혜 후보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 국민통합특별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서명옥 "무소속 출마", 이은재 "이준석 사퇴하라"


이은재 전 국회의원이 10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강남구청장 예비후보 경선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스1.


서 전 소장은 당에서 조 전 의장에 대한 전략공천을 강행한다면 무소속 출마를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 전 소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초에 컷오프된 조성명을 후보로 세우겠다는 건 결국 강남구청장 선거를 포기하겠다는 것, 달리 말하면 민주당에게 강남구를 내어주겠다는 것과 다를 게 없는데 이는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당 공관위와 최고위에 다시금 강남구민과 당원들의 뜻을 분명히 고지하고 신속히 그 뜻을 따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만약 강남구민과 당원들의 의사가 또다시 버림받는다면 해당 행위를 강행한 자를 상대로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서 전 소장은 전날 서울남부지법에 최고위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이 전 의원이 주장한 공직선거법 위반 주장에는 "아직 선거법 위반이라 단정하기 어렵다. (의혹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서울) 남부지검에 계류 중이기 때문에 절대 무죄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전 의원 역시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지도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면서 경선 차점자인 자신이 최종 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의원은 "이렇게 불공정하고 이해되지 않는 권고 지침을 내린 이준석 대표의 경망스러움에 커다란 분노를 느낀다. 이 대표는 공정과 상식을 믿고 우리 당을 지지해주시는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켰고 국민의힘 경선을 조롱거리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해괴한 논리로 강남구청장 경선을 희화화시키지 말고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에 커다란 피해를 입혔는 바 책임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하라"며 "비상식적이고 공정하지 못한 이준석 대표의 권고 지침에 침묵으로 일관했던 최고위원은 이제라도 이성을 회복해서 공정하고 상식적인 의사결정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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