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기대 인플레 관리 중요" 물가 총력전…비상계획 점검

[the300]

박종진 l 2022.05.13 15:33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명동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3/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위기 선제 대응과 관련해 "새 정부는 현장에서 답을 찾고 민간 전문가들과 꾸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당선인 시절부터 줄곧 강조해온 대로 시장 중심으로 실제 이해관계자들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10일 취임 이후 외교사절단을 만나고 수석비서관회의와 국무회의 등을 주재해온 윤 대통령의 사실상 첫 현장 행보로서 나라 안팎으로 고조되는 경제위기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대통령실은 "어제 추경안 발표에 이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대외 행보를 경제 분야로 정함으로써 윤 대통령은 거시경제와 민생 안정을 새 정부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또 한 번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대통령실에서는 최상목 경제수석, 김병환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민간에서는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 부문 센터장,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조동철 KDI(한국개발연구원) 정책대학원 교수,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이 참석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회의 시간은 100분을 넘겼다. 이날 회의는 오전 9시57분에 시작해 오전 11시40분에 끝났다.



윤 대통령 "경제는 국민 삶, 현장에 있는 것" 강조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최근 대내외 경제 여건이 급변하고 있다"며 "코로나 팬데믹 여파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물가 상승과 각국의 통화정책 대응으로 인해 금융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무역수지 적자 전환과 실물 경제의 둔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소상공인에 대한 온전한 손실 보상과 민생 안정을 위한 추경안을 편성했습니다만 국민들께서 실제로 피부로 느끼는 경제는 매우 어렵다"며 "정부는 이럴 때일수록 경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늘 현장에서 답을 찾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경제는 바로 우리 국민의 삶, 그리고 현장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듭 현장 중심과 시장 상황을 고려한 정책 집행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새 정부는 현장에서 답을 찾고 민간 전문가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더 나은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해도 그것이 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또 경제 주체들의 정서와 판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그런 것들을 세밀하게 고려해야 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명동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에 앞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3/뉴스1



'수입된 인플레이션' 우려


이날 참석자들은 거시경제 상황과 관련해 높은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국 금리 인상 등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특히 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기간에 대해서는 올해 말부터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견해와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를 함께 제시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러한 상황이 악화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진입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또 최근 물가는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재정정책에 따른 수요측 요인도 있으나 우리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 공급측 요인, 즉 '수입된 인플레이션'(imported inflation)의 영향이 크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 따라서 거시경제정책 등을 통한 수요측 대응과 함께 다양한 미시적 대응을 병행해 기대 인플레이션 심리를 안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 시점에서는 물가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임금 부문으로까지 전이돼 상호 상승하는 악순환을 막아야 하며 이를 위해 민간의 자발적인 상생 협력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민생 안정을 위해 마련한 2차 추경안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일부 지적에는 다수 전문가들이 "국채 발행 없이 지출구조조정, 초과세수 등을 재원으로 추진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이를 반영해 어제 국고채 금리가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은 글로벌 실물경제와 정책 불확실성 우려가 반영돼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 편입, 채권 선진국지수(WGBI) 편입 추진 등 우리 자본시장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근본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정책의 목표가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복지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택공급 확대를 추진하되 규제 완화는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보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명동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에 앞서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3/뉴스1



이창용 "시장 변동성 확대 따른 부작용 최소화"…추경호 "컨틴전시 플랜, 면밀히 점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정리 발언에서 '지혜로운 통화정책'을 거론하면서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중국의 경제 상황 등 대외 여건의 변화에 따라 당분간 우리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섬세한 재정정책 운용'을 언급하며 "물가 불안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안정을 위해 한국은행과 긴밀히 공조하고 대내외 여건과 시장 상황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는 한편 특히 최근 외환시장 등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면밀히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체계를 갖추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를 마치면서 "최근의 지정학적 위기와 이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서 보듯이 안보와 경제는 불가분의 관계"라며 "최근 공급망 문제는 정부와 기업이 적극 협력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은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를 위해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재정지출은 지속하되 과감한 지출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확고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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