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정 연설 나선 尹대통령, 野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한 이유

[the300]

박소연 l 2022.05.16 11:35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의회가 국정의 중심이 되는 의회주의가 민주주의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며 협치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에 나서기 전 접견실에서 사전환담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엔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진복 정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함께 했다.

먼저 박 의장은 "후보 시절부터 몇 차례 뵈면서 대통령께서는 '국회를 중시하는 국정 운영을 하시겠다' 그렇게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며 "오늘 첫 국회 방문이 의회를 존중하는 국정 운영의 시발점이 되기를 저희들이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나라가 몹시 어렵다. 국제적으로도 그렇고 국내 경제도 만만치 않은데 모든 것을 풀어가려면 국민의 공감대, 국민통합이 굉장히 시급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의회와 더욱 소통하시고 의회를 존중하실 때 중요한 문제에 관해서 먼저 국회에 협의하고 조치하는 선협의 후조치의 원칙을 좀 세워주셨으면 한다. 특히 중요한 예산, 법률, 정책이 있을 때 사전에 국회에 좀 설명해 주시고 특히 야당에 진지한 설명을 해 주시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앞두고 박병석 국회의장, 여야 지도부와 환담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박 의장이 "여든 야든 대한민국 대통령이 성공해야 우리 국민들이 성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협치의 발판을 마련해 주시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하자 윤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

박 의장은 "그동안 제가 재임하는 기간 동안 충돌은 있었지만 많은 문제에서 합의를 했다"며 "특히 2년 동안 법정기일 내에 여야 합의로 예산을 통과시켰고 제 재임기간 동안 5번의 추경이 있었는데 4번의 추경을 적시에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전통을 잘 지키셔서 어려운 국민들에게 위기의 강을 건널 수 있는 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위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한 후 박병석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이에 윤 대통령은 "먼저 취임식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의장님을 비롯한 우리 의회 지도자 여러분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정말 고맙다"며 "제가 정치를 시작하는 그날부터, 또 당의 경선 후보가 되고, 당 후보가 되고, 당선된 직후 계속 우리 박병석 의장님께 제가 신고를 드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의회가 국정의 중심이 되는 의회주의가 민주주의의 본질"이라며 "대통령은 그 중 국가를 대표하는 기능과 행정권을 맡아서 의회에서 만든 법률안과 예산안을 현실적으로 집행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에 관해서도 법률안, 예산안이 아니더라도 정부가 추진할 정책이 있으면 의회 지도자들과 사전에 상의하고 좀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국민적인 공감대를 만들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은 "오늘 대통령으로서 처음 우리 의원님들 앞에서 이렇게 국정에 관한 제 의견을 피력할 수 있게 돼 개인적으로도 영광이고 공적으로도 대단히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여러분의 많은 도움과 관심을 부탁드리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도 "우리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의 엄중함은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을 어느 때보다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협치'의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등장하자 여야 의원들이 일제히 기립했다. 시정연설 도중엔 18차례 박수가 터졌다. 윤 대통령은 연설 후 국회 본회의장에 모인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약 5분간 악수를 나눴다. 특히 야당인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자 좌중에서 박수가 터지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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