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尹대통령 등 130여명, 5·18 '민주의 문' 입장…보수 진영 최초

[the300]200m 걸어서 5·18 참배단 이동…국민 대통합 진정성 보이는 의미

박소연 l 2022.05.17 15:56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8일 광주 5·18 민주화운동 제42년 기념식에서 각 부처 장관·대통령실 수석비서관·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보수 진영 최초로 5·18 묘역 정문인 '민주의 문'을 통해 입장한다. 취임식에서 국회 앞마당 180m를 걸으며 시민들과 소통한 윤 대통령은 '민주의 문'에서 참배단까지 200m를 걸으며 또 한 번 파격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민주의 문'을 통해 유가족들과 각종 단체들 대표와 함께 가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5·18 행사에 참석한 이래 역대 대통령들은 경호 등을 이유로 정문을 통해 참배하지 못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5·18 기념식에서 처음으로 '민주의 문'을 통해 입장했다.

이와 관련 또다른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민주의 문을 통해 입장한 뒤 참모·장관·의원 등 120~130여명이 뒤따를 것"이라며 "역대 5·18 기념식에서 보지 못한 장관이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 대통합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진정성을 보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요청으로 행사에 전원 참석한다.

국민의힘 당대표실 관계자 역시 "100명이 넘는 인원이 함께 200m를 걸으며 전례가 없는 광경이 펼쳐질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5·18민주화운동 제42주년 추모제가 열린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 윤석열 대통령의 조화가 놓여 있다. /사진=뉴스1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5·18 민주화 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겠다는 기존의 약속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다만 개헌 논쟁을 피하고 개헌과 관련한 잡음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더 확고한 표현으로 발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를 AI(인공지능) 기반 첨단 과학기술 도시, 산업단지로 만들겠다는 후보 시절 약속도 기념사에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직접 기념사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것으로 보인다. 기념식 마지막 식순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포함됐다. 이 곡은 5·18이 법정 기념식이 된 이듬해인 2004년부터 공식 식순에 제창으로 불렸는데, 이명박 정부 3년차인 2009년부터 공식 식순에서 제외됐다. 박근혜 정부 땐 합창단의 합창 형태로 불리다 문재인 정부 들어 다시 제창으로 바뀌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데 대해 "대통령께서 직접 행사에 참석하시고,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와 장관, 비서실 인사들도 상당수 행사에 참여하는데 이런 행보 만큼 또 다른 메시지가 있겠나"라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느냐 안 부르느냐 그런 논란들이,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하는 모습 속에서 이슈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KTX 특별열차를 타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광주로 향한다. 헬기를 타는 게 상례이지만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장관·의원들과 함께 가는 방안을 택했다. 이 관계자는 "국회, 정부, 대통령실에서 많은 분들이 기념식에 참석한단 것 자체가 최고의 통합 행보이고 메시지가 아닌가"라며 "그동안 보수 정당, 보수 정부가 기념일에 참석할 때 여러 이슈가 됐던 부분들을 다 아우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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