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만에 만나는 尹-바이든 대통령…한미 '기술동맹' 시대로

[the300]

박종진, 박소연 l 2022.05.18 16:27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미국 축하 사절인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로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0/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기존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하면서 기술동맹을 추가할 계획이다. 군사동맹을 경제동맹으로 확산한데 이어 '경제안보'에 방점을 찍고 기술동맹까지 맺겠다는 얘기다.

양국 정상은 오는 20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공동 간담회를 여는 등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 동안 경제동맹 행보에 집중한다. 또 윤 대통령은 미국 주도의 인도 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가입해 주도적 역할을 하는 등 실리 외교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대통령실 "바이든 첫 방문지 한국…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일부터 22일까지 우리나라에서 2박3일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 상황을 발표했다. 김 차장은 "역대 한국 대통령 취임 이후 최단기간 내 회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도 취임 이후에 지금까지 인도 태평양 지역을 방문한 적이 없다. 첫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한 게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동아시아와 글로벌 평화 번영을 구축하고 강화하기 위한 중심축으로 한미동맹을 자리매김 하도록 하겠다는 게 정상회담의 비전"이라며 "다시 말씀드리면 한미 전략적 포괄동맹을 글로벌 평화를 위해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FTA(자유무역협정)로 군사동맹을 경제동맹으로 키운데 이어 기술동맹으로도 나아가겠다는 복안이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미래 전략산업이 매개다. 김 차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아마도 기술동맹이 추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공동 가치와 상호이익에 기반해서 긴밀한 정책 공조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주요 일정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20일 늦은 오후에 도착해서 22일 일요일 이른 오후에 떠나는 2박3일 일정"이라며 "양국 정상이 적어도 하루에 한 번씩은 매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차별화된 일정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오픈라운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박3일 방한 일정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8/뉴스1



21일 소인수 회담서 북한 논의→확대 회담서 경제안보 이슈


한미정상회담은 21일 토요일이다. 이른 오후부터 저녁까지 이어진다. 김 차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국립현충원에 헌화한 이후, (21일) 오후 1시반 이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이동해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시작한다"며 "소인수 정상회담에서 논의 예상 주제는 북한, 대북문제, 동아시아 협력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집무실 옆에 접견실로 이동해서 확대 정상회담을 연다"며 "경제안보 협력 이슈, 인도태평양 영내 협력 아젠다, 다양한 글로벌 협력 이슈에 대해 자유로운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약 1시간30분 정도 걸친 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후 한국과 미국 측이 각자 정상회담 결과를 문서로 정리하고 성명을 발표한다. 지금 예상으로는 오후 3시45분, 회담이 길어지면 오후 4시 근처에 청사 지하1층 강당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7시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 대통령 주재의 공식 만찬이 시작된다. 우리 측에서는 약 50명 정도의 대통령실 관계자, 행정부 관계자, 정계 인사, 경제계 인사, 학계와 문화계, 스포츠계 인사 등이 참여한다. 미국에서는 수행원들을 포함해 약 3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만찬에는 국내 10대 기업 총수들도 참석한다.

김 차장은 "일요일(22일)에 떠나기 전 늦은 오전 중에 어떤 일정을 할건지는 경호상 문제도 있고 양국이 막판까지 조율 중"이라며 "하루는 경제 안보 행사, 하루는 안보 행사 이렇게 양국 대통령이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조되는 경제 위기 조짐에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김 차장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순수하게 경제적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경제적인 관점에서 판단하고 스와프란 용어를 쓴다"며 "그런데 취임 11일 만에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이 탄탄한 것 같은데 그 단어를 쓰는 것은 제가 볼 때는 좀 무리가 따르지 않나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제 재정금융 외환시장의 안정과 한미 간의 원활한 어떤 경제 위기에도 신속하게 협의할 수 있는 협력, 그런 문제를 전제로 논의를 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버팔로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 (현지시간) 뉴욕주 버팔로 나이아가라 국제 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기 전에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 AFP=뉴스1



北, 미국이 물어도 답없어…"한미 정상, '만남 위한 만남' 안한다"


코로나 확산 사태를 겪는 북한 지원방안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 차장은 "미국도 북한에 의사를 타진해봤으나 지금까지 응답이 없다"며 "한미가 북한 보건의료 문제를 논의할 수는 있겠으나 답이 없기 때문에 (주요 의제로) 담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정상회담 기간 동안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는 "한미정상이 즉시 한미연합 방위태세 지휘 시스템에 들어가도록 플랜B(비)를 마련했다"며 "일단 북한이 이번 주말까지 핵실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준비는 임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만남에 대해서는 항상 가능성은 열어 놓지만 내용이 없는 회동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차장은 "지금 북한 내부 상황을 봐서는 한미 정상이 북한 지도자와의 만남을 의제에 올릴 상황이 아니다"며 "양국 정상의 똑같은 입장은 '언제라도 만남이 열려있다. 하지만 만남을 위한 만남에는 응하지 않는다. 윈-윈하는 만남에는 언제든지 달려 나갈 준비가 돼 있다' 정도"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 가동에 들어갔다고 30일 밝혔다. 이 라인에서는 업계 최초로 EUV(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 공정을 적용한 첨단 3세대 10나노급(1z) LPDDR5 모바일 D램이 생산된다. 삼성전자의 평택 2라인은 연면적이 12만 8900㎡(축구장 16개 크기)에 달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삼성전자 제공)2020.8.30/뉴스1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서, 양국 정상 '공동 간담회'할듯


IPEF 참여에 대해서는 "산업구조는 다르지만 국제 첨단 기술 보유국가들이 각자 따로 뛰면서 경쟁하기보다 필요한 아이템을 맞춰서 서로 함께 기술개발하고 시장 개척하면 서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성장 효과를 볼 수 있지 않겠냐 해서 시작한 협의체"라며 "서비스 시장과 투자 촉진 문제뿐만 아니라 민감한 공급망을 주고받는 시장 개방논의까지 중국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IPEF가 단순히 강대국끼리의 디커플링, 적대적 리커플링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포함해서 8개 나라가 참여키로 확정했다"며 "다음 주에 일본에서 화상회의를 진행하면 우리 대통령도 참여한다. 추가적으로 한 두개 나라가 더 참여할 가능성이 있지만 한국은 주도적으로 스탠다드를 제시하고 다른 나라를 초대해나가면서 IPEF에서 우리 국익을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방한 기간의 하이라이트는 바이든 대통령의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평택공장은 현재까지만 삼성전자가 100조원 이상을 투자한 세계 최대 최첨단 반도체 공장이다. 김 차장은 "반도체 설계는 미국이 최강이지만 제조 공정은 삼성 등 우리 기업이 1류"라며 "서로 원하는 게 있고 협력할 게 있고 시장을 확대하면 서로 일자리가 많아진다는 것을 양국 정상이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와 첨단 배터리, 친환경 녹색기술 문제, AI(인공지능), 양자기술 이런 게 의제에 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사가 개최되면 우리 대통령도 함께 가서 참석하고 연설하고 함께 근로자들과 환담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한미일 관계 강화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다음 주 초까지 한일 양국 당국자들이 우선 김포-하네다 노선을 5월 말까지 하기로 끝내서 6월이 되자마자 관광객들이 오고 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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