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여가는 원구성…野 강행 수순에 與 "날강도" 원색 비난

[the300]

안채원, 이원광 l 2022.06.29 15:33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21일 오후 국회 원구성협상을 위해 본관 운영위원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 2022.6.21/뉴스1

국민의힘이 29일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단독 개원 움직임에 "임시국회를 여는 건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본회의를 하는 건 완전한 법 위반"이라며 "날강도"라고 원색 비판했다. 앞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7월 임시국회를 열어 국회를 정상화하고 민생 경제와 인사청문회를 챙기겠다"고 밝혔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 다음달 1일 임시국회 소집 및 국회의장단 선출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1년 동안 외상값을 갖고 있다가 지금와서 외상값을 갚으라 하니 '외상값 갚을테니까 다른 물건을 내놔라'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이 제안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과 헌법재판소 제소 취하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다.

송 수석부대표는 "사개특위 명단을 내라는데 우리는 당장은 안 되고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예를 들어 지금 '검수완박법'이 헌재에 가 있는데 그 판단을 보고 뭔가 사후 조치를 해야될 필요가 있을 거다. 그러면 그걸 합쳐가지고 사개특위에서 논의하면 될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역대 어떤 국회에서도 원구성과 관련해 여야 합의 전에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소집한 적이 없다"며 "현재 여야 협의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일방적 국회 소집요구는 또다시 의회독주를 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반발했다.

이어 "현행 국회법에는 임시회 본회의를 언제 개의할 건지, 어떤 안건을 상정할 것인지에 대한 권한을 국회 사무총장에게 허용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의 일방적 입법폭주와 입법독재 압박에 동조해 국회 사무총장이 본회의 개회일시를 정하고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의사일정을 상정한다면 이는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자 월권임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양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과 국민은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민주당과 국회 사무총장은 현행법을 지키는 것은 물론, 여야 합의의 국회 정신을 존중하고 국민뜻을 따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서월=뉴스1) 이재명 기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6.29/뉴스1

하지만 민주당은 국회 단독 개원 강행 의지를 재차 밝혔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장단 선거라도 진행해서 국회 운영의 시작을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민생 문제가 시급한데 국회가 안 열려서 대책을 논의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민생을 위한 국회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여당 지도부의 전향적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여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은 채로 감정 싸움만 격해지면서 원구성 협상 타결의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이날 오전 중 여야 수석 간 논의는 전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