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휴가는 끝났다…'지지율 24%' 대국민 메시지는?

[the300]

박종진 l 2022.08.05 18:17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07.29.


윤석열 대통령의 첫 휴가가 끝나간다. 지방 휴양지에 가는 대신 서울에 머물면서 국정 운영 구상에 집중했다.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을 위한 민생 대응은 물론 여권 내 갈등 등 안팎의 잡음 속에 가파르게 떨어지는 지지율까지 윤 대통령의 고심이 깊다. 1~5일 공식 휴가를 마치고 주말을 거쳐 8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다시 국민 앞에 설 윤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다.

5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별다른 공개 일정 없이 휴가를 마무리하면서 정국 구상을 다듬고 있다.

당면한 고민은 지지율 하락이다.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민만 바라보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일관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입장이었지만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불과 두 달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50%대의 지지율(한국갤럽 기준)이 24%까지 급락했다.

대통령의 휴가로 지지율 하락 국면의 완충 효과도 기대됐지만 휴가 기간 중 '만 5세 입학' 논란이 확산하며 지지율은 더 떨어지고 말았다. 여소야대 국회 환경에서 국민의 지지가 유일한 힘인 윤석열 정부로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

용산의 긴장감도 높아진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여론조사는 언론보도와 함께 민심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자 지표"라며 "여기에 담긴 국민의 뜻을 헤아려서 혹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채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후 배우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윤 대통령은 연극 관람 후 인근 식당에서 배우들과 식사를 하면서 연극계의 어려운 사정에 대해 듣고 배우들을 격려했다. (대통령실 제공) 2022.8.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제는 반전의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출범 석 달도 안 된 시점에서 이 같은 지지율 하락은 뚜렷한 정책적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사적 인연 등 인사 관련 잡음과 경찰국 설치 논란, 소위 '내부총질 메시지' 공개 등 각종 논란과 오해, 소통 부족 등이 겹쳐 일어났다. 여권 관계자는 "그야말로 가랑비에 옷 젖듯, 잔파도에 멀미 나듯 이 상황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특정 사안의 정책 방향을 뒤집거나 할 게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내놓을 국정 쇄신 메시지에도 어떤 내용을 담을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인적 혁신 카드도 가능성이 높지 않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100일도 안 된 시점에서 대통령실이든 내각이든 주요 인사들을 교체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분석이다. 조기 경질은 일단 직을 맡기면 최대한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하고 능력 발휘를 지켜봐 주는 윤 대통령의 스타일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인사 개편 가능성에 "제가 파악하거나 전해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아직 인선을 못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공정위원장에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는 방법도 거론되지만 이마저도 당장은 어렵다. 검증 절차가 길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후보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인선 발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지난해 6월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선언을 마친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지자와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있다. 2021.6.29/뉴스1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민 앞에 성찰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개별 사안에 새롭게 입장을 밝힐 만한 사정이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현안 언급보다는, 더욱 자세를 낮추고 겸손하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원론적이지만 진정성을 담은 뜻을 전달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국민이 기대했던 '윤석열의 초심'에 충실하겠다는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다. 지난해 6월29일 정치 참여 선언을 하면서 윤 대통령은 자유와 공정, 상식, 법치 등을 키워드로 국민에게 다가갔다.

당시 장모의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는 "제 친인척이든 어떠한 지위와 위치에 있던 분이건 간에 수사와 재판, 법 적용에 있어서는 예외가 없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법 집행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공정한 절차가 담보돼야 하고 누구도 예외가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에 도화선이 된 사적 인연을 둘러싼 논란에도 다시 한번 분명한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이달 2~4일 조사해 이날 발표한 8월 첫째 주 정례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응답자 24%가 긍정 평가했고 66%는 부정 평가했다.

이 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이 응답했고 무선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을 써서 전화조사원이 인터뷰했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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