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비속어 논란'에 국회 운영위 25분 만에 파행

[the300]

이정혁 l 2022.09.27 16:22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권성동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논쟁이 지속되자 정회된 후 대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9.27/뉴스1

여야가 2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두고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해당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와 민주당의 유착 의혹을 주장하며 맞불을 놨다.


野 "尹대통령 '비속어' 철저 진상규명…日 굴욕외교 추궁해야"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2022년도 국정감사 증인 등 출석 요구의 건' 등 67개 안건을 상정했지만 여야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MBC 보도를 둘러싼 '정언유착' 공방을 벌이면서 25분만에 정회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욕설·막말 파문과 사실이 다르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나섰고 국민의힘은 언론사를 고발했다"며 "국회 현안 보고를 위한 운영위 긴급 소집을 요청하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대통령실은) 국민에게 사과는커녕 언론을 탄압하고 적반하장과 후안무치로도 부족한 파렴치한 행동으로 전 국민 앞에서 거짓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국민과 언론에 전쟁을 선포한 것처럼 보인다"고 질타했다. 이어 "윤석열정부가 셀프검증으로 어물쩍 넘어가는 것을 국회가 나서서 진상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순 민주당 의원도 "윤 대통령이 미국 글로벌펀드 재정공약 회의에서 막말을 했는데 대통령실 비서실이나 여당은 다른 쪽으로 몰고 가려 한다"며 "외교부 장관이나 직원들, 관료들은 무엇을 했는지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는 과정에서 얼마나 격식과 품격이 없고 굴욕적인 외교를 자초했는지 추궁해야 한다"고 문제 삼았다.


與 "MBC 보도는 오보…한국판 마이너리리 리포트"


권성동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왼쪽)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9.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MBC를 겨냥해 윤 대통령 엄호에 나섰다. 특히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의 발언이 최초 보도되기 전에 해당 사실을 인지했다"며 민주당과 MBC의 관계를 도마에 올렸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MBC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자막 처리했고 '국회에서 이XX들이' 앞에 괄호를 치고 '미국'을 삽입한 점을 언급하면서 "뉴스에 자막을 달고 괄호를 넣어서 미국을 왜 넣나. 그것이 창작"이라면서 "보도유예 자료가 어떻게 흘러나가나. 보도 전에 보도된 것을 아는 것은 '한국판 마이너리티 리포트'"라고 비판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도 "MBC 보도는 오보이고 언론윤리에 어긋난 행태"라며 "음성분석 전문가도 특정할 수 없는 단어를 특정했고, (윤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을 괄호 쳐서 언급했다. 누가 봐도 동맹관계를 훼손하고 동맹을 마치 조롱하는듯한 뉘앙스로 문장이 만들어졌다"고 거들었다.

이날 회의장에서는 여야 의원들간 고성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권성동 운영위원장이 "계속 발언하면 논쟁 밖에 안 된다"며 "이 정도 하고 끝내시라"고 제지하자 민주당은 발언권을 막는다며 항의했다.

권 원내대표는 결국 "박(홍근) 대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25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대통령 비서실과 안보실에 대한 국정감사는 오는 11월 3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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