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지키기 '단일대오'..."물증 없는 정치 탄압"

[the300]

차현아 l 2022.11.25 18:17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장동 사업 구조 및 수익 배분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1.2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검찰 수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역고발 등 맞대응을 시사했다. 검찰이 의도적으로 이 대표를 향한 유죄 심증을 심기 위해 측근 관련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리고 여론몰이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당 내 이 대표 책임론 등 균열이 커지자 지도부 차원에서 더 강경한 대응 기조로 단일대오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을 맡은 박찬대 최고위원은 2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대표 측근 수사는) 정의 실현이 아닌 검찰 독재와 정치 탄압 일환으로 우리 당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며 "편파 수사를 넘어 공소장을 조작한 조작 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물증은 하나도 없고 우리가 잘못됐다고 지적한 여러 가지 사항을 한 번도 고친 적도 없다"며 "(검찰 수사는) 민주당을 흔들어대고 공세를 취하기 위한 정치탄압이다. 그래서 의원인 저까지 나서서 대책위원회를 만든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차원에서 대장동 사업과 수익배분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열렸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검찰발 소위 '대장동 일당' 관련 피의사실에 반박하기 위해서다. 앞서 한 언론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대장동 사업 수익 중 1822억 원의 확정이익만 배당하는 수익 배분방식을 승인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박 최고위원은 "대장동 일당이 4000억 원을 받아갔는데 성남시는 1822억 원만 가져갔다며 (검찰은 이 대표에) 배임 혐의를 두고 있는데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사업 설계 당시 이미 공공이익 환수 비율이 70%가 넘었고 이를 2017년까지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지사 선거 관련 허위사실 관련 재판 당시 이미 성남시가 환수한 수익은 5503억원이라고도 판결로 확정된 바 있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당 차원에서 검찰을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는 "피의사실 공표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기소 이후 85건에 달하고 지금은 백 건이 넘었다"며 "우리는 (검찰처럼) 기소할 능력은 없지만 고발은 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재명도 "언제든 털어보라" 작심 발언 쏟아내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1.24.


간담회에 앞서 이 대표 역시 검찰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의 첫 순서였던 자신의 모두발언 때에는 전날 국회 상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납품단가연동제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단행, 화물연대의 총파업 등 경제 현안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이후 모든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끝나고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직전 이 대표는 정회를 가로막으며 "웬만하면 얘기하지 않으려 했다"며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 관련 발언을 꺼냈다. 앞서 검찰은 전날 이 대표와 가족의 계좌추적을 위한 영장을 발부받았다.

이 대표는 "제 계좌와 가족계좌를 수사하는 것은 영장 없이도 해도 된다고 이미 공개발언한 바 있다. 언제든 털어보라"고 했다. 검찰을 향해서는 "연기능력도 엉망인데다 이런 식으로 계좌를 털다보면 (내) 계좌가 다 닳아 없어질 것 같다"며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쇼하는 것은 검찰 조직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아직까지는 당 내에선 이 대표 수사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노린 정치탄압이라고 보는 기류가 조금 더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대표 대상 소환 조사 등이 본격화하면 당 내 이 대표 책임론이 더욱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이 대표와 지도부는 해명보다 검찰을 직접 비판하며 결백을 주장하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지도자급 정치지도자는 최측근 혹은 가족의 구속이나 스캔들에 대해 유감 표명을 통해 책임을 밝혀왔다"며 이 대표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 내에선 검찰 수사가 민주당을 흔들어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면서도 "검찰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단일대오가 흐트러질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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