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기자회견 생략한 이재명 "尹정부, 野 파괴에만 몰두"

[the300]

이정현 l 2022.12.05 11:3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민생·경제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생략하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으로 메시지를 대체했다.

최측근인 김용-정진상이 구속되는 등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가 자신의 턱 밑까지 도달한 상황이다. 기자회견에서 대장동 사태 등 각종 의혹은 물론 최측근들 구속과 관련해 질문이 집중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5일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00일 동안 민주당은 국민과 당원의 간절한 여망을 받들기 위해 민생, 민주주의 투트랙을 중심으로 변화의 씨앗을 뿌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미성년 상속자의 빚 대물림 방지법을 비롯해 시급한 민생 중점 법안들을 처리했다"며 "가계부채 3법과 3대 민생회복 긴급회복 프로그램 같은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법안과 정책들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금의 자신을 있게해 준 당원과의 소통 성과도 강조했다.

그는 "당원이 주인되는 민주당의 기틀을 마련 중이다. 정당 사상 최초인 중앙당사 당원존, 국민응답센터로 소통을 강화했다"며 "당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게 하는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는 "정권의 불공정한 권력행사, 부당한 권력남용이 우리 사회를 두려움과 불안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질식하는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내겠다"며 "지금 어느 때보다 민생·경제가 위기다. 이럴수록 정치는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고 약자의 눈물을 닦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생을 포기하고 야당 파괴에만 몰두 중인 윤석열 정부 200일 동안 정치는 실종했고 대화와 타협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며 "국민이 잠시 맡긴 권력으로 야당 파괴에만 몰두 중"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정권은 무능·무책임·무대책으로 민생경제 파탄, 국민안전 위협, 민주주의 퇴행, 한반도 평화 위기를 자초했다"며 "정부·여당에 경고한다.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하기 바란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지난 100일처럼 앞으로도 실용적 민생개혁, 더 굳건한 민주주의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겠다"며 "민생과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면 국민께서 맡긴 권한을 주저없이 행사하겠다"고 했다.

이어 "국민과 국가의 성공을 위해 정부·여당과도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겠다"며 "국민과 당원을 중심에 두고 민주당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지 않은 것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예산안 처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거취 문제 등으로 국회 상황이 긴박해 신년 기자회견으로 대체를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여야는 현재 8일 또는 9일에 열릴 예정인 본회의에서 2023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 '2+2 협의체'를 가동 중이다. 민주당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을 놓고 저울질 중이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사법리스크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 이 대표가 곤란한 질문을 피해가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대장동 관련이나 당 내부 분열에 관한 질문이 나올 경우 민생 메시지가 희석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간 이 대표를 제외한 민주당 대표들은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어 임기 초반 소회를 밝히고 주요 성과를 공유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승리 필요조건'을 언급했고 이낙연 전 대표는 2020년 12월 기자회견에서 '민생 안정과 경제회복'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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