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 정상 인사 나눌 때 포 쏜 北…오늘은 무엇에 뿔났나

[the300](종합) 韓美 MLRS 사격 훈련 중…尹 대통령, 北核에 "한-베 공조 강화"

김지훈 l 2022.12.05 18:02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월26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맞아 전날 열병식을 성대히 거행했다면서 탄도미사일과 방사포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공개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열병식 연설에서 핵 무기의 실제 사용 능력을 과시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5일 윤석열 대통령의 한-베트남 정상 회의 시점에 맞춰 동·서해상으로 130여발의 방사포를 쏘는 도발을 감행했다. 탄착지점은 NLL(북방한계선) 북방 해상완충구역으로 해상완충구역으로의 포 사격을 금지한 9·19 군사합의를 어긴 것이다. 이날 한미가 다연장로켓발사체계(MLRS) 훈련에 들어갔고 최근 한미일이 대북 제재를 추가하면서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2시 59분경부터 북한 강원도 금강군 일대와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각각 동·서해상으로 130여발의 방사포로 추정되는 포병사격을 포착했다"며 "탄착지점은 NLL(북방한계선) 북방 해상완충구역 내였다"고 밝혔다. 북한이 무력시위를 벌인 것은 지난달 18일 오전 10시 15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최대 성능으로 발사한 뒤 17일 만이다. 포병 사격은 지난달 3일 북한이 한미일 공중 연합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반발하면서 강원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 9·19 군사합의에 따른 완충구역 내부로 80여 발을 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날 합참은 "우리 군은 동·서해상 북한의 포병사격에 대해 '9·19 군사합의 위반 및 즉각 도발 중단'에 관한 경고통신을 수 회 실시했다"며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며,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청사 1층 로비에서 국빈 방한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영접했으며 3시40분쯤부터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열었다. 양국 정상이 마주하고 인사를 나누는 무렵과 거의 같은 시간에 북한이 포병 사격을 벌인 셈이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영접한 후 사열대로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12.05.

윤 대통령은 이날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북한의 핵, 미사일은 역내 가장 시급한 위협"이라며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견인하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은 공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일 3국은 지난 2일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등에 관여 혐의가 있는 개인, 기관에게 대북 제재를 가했다. 우리 군과 주한미군은 강원도 철원 일대에서 이날 MLRS 사격 훈련을 벌이고 있다.

이날 북한 대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최근 판문점을 방문했던 권영세 장관에 대해 "공포에 질린 눈으로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대화'와 '진정성'과 같은 낱말을 외워대다가 북의 '핵위협'과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청을 돋구어댔다"며 비난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대북 구상인 '담대한 구상'을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북한은 윤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담한 지난달 17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을 쐈다.

합참은 "우리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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